할부금융과 리스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국내 캐피털 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주 수익원인 자동차 할부 금융을 비롯해 국내 여신금융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해서다.

최근 들어 캐피털 업계에 새롭게 진출하는 대기업과 은행들이 늘어나면서 해외로 나가는 캐피털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캐피털 업체들은 대부분 베트남과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중국에 있는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연내 중국에서 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GE머니와 함께 중국 금융당국에 할부금융업 허가를 신청해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일단 중국 시장에서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동차 할부 금융사업에 주력한 뒤 장기적으로 관계사인 현대카드와 함께 신용카드나 신용대출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대우캐피탈도 중국과 베트남 시장 조사를 마치고 연내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에 국내 건설사들의 진출이 활발한 점에 착안,우선 설비 리스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동림 대우캐피탈 사장은 "베트남과 중국,캄보디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금융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곳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네팔 금융회사에 지분투자를 했다.

신한캐피탈은 중국 시장조사를 마치고 중국 부실 채권 및 리스시장 진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같은 이머징 마켓 외에 일본과 미국 등 선진 국가들도 국내 캐피털 업체들의 진출 대상 안에 들어 있다.

현대캐피탈은 미국과 유럽의 할부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고 대우캐피탈은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과 은행들이 인수한 캐피털 업체들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특히 대기업 계열인 캐피털사들은 계열사와 손을 잡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두산캐피탈은 지난 9월 중국 현지법인을 세우고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중장비 리스 및 할부금융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왕경 두산캐피탈 사장은 "중국 외에 러시아,베트남,인도 등에 진출해 5년 내에 금융자산 5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효성캐피탈도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중국에 리스사를 설립해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최근 캐피털 업계에 새롭게 진출한 은행이나 저축은행들도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캐피탈을 인수한 우리금융그룹이나 SLS캐피탈을 거머쥔 한국저축은행 모두 해외 영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캐피털사들의 주 수익원인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캐피털사들의 해외 진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