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2009년부터 회로 선폭 30나노(10억분의 1)m급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나서 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을 따라잡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선폭 51나노m급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한 데 이어 내년 40나노m,2009년 30나노m급 제품을 생산해 기술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한·일 업체 간 선두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도시바는 앞으로 3년간 1조엔(약 8조원) 이상을 투자해 현재 56나노m급 메모리 반도체 생산체제를 단계적으로 향상시켜 2년 후 30나노m급 차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올 12월 가동 예정인 미에현 욧카이치시 새 공장에선 내년 3월부터 43나노m급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회로 선폭을 더 좁히는 기술을 갖는다는 것은 똑같은 크기의 웨이퍼(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원판)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생산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도시바는 30나노m급 미세가공 기술을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면 지금보다 생산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로 휴대폰 등의 데이터 보관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세계 플래시 메모리 시장(올 2분기 기준)에서는 삼성이 점유율 45.9%로 1위,도시바가 27.5%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4분의 3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도시바는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일본 내 경쟁사와 손잡고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NEC 후지쓰 등과 슬림형 TV 등 디지털 가전에 사용되는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 제조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반도체 3사는 2010년까지 시스템LSI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수천억 엔을 투자해 시스템LSI의 생산을 공동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일본 반도체 메이커들이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은 매출 규모에서 삼성전자에 뒤져 업체 간 연대를 통해 개발 비용을 줄임으로써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70%가량 하락한 데 이어 올해에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