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생은행이 미국 UCB(United Commercial Bank)의 모회사인 UCB홀딩스의 지분 9.9%를 3억17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 보도했다.

UCB가 화교자본이 설립한 은행이긴 하지만 중국 은행이 미국 은행에 지분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생은행은 UCB홀딩스의 지분을 2009년에 20%로 높일 수 있는 옵션도 보유한다.

UCB는 캘리포니아 등지에 7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으며 보유자산은 107억달러에 달한다.

민생은행은 자산 규모로 중국 7위이며 중국 최초의 민간은행이다.

이에 앞서 중국개발은행은 영국 바클레이즈 은행의 지분 3.1%를 22억유로(30억3000만달러)에 최근 인수했다.

또 중국은 1조30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에 30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참여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총재는 지난달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린 국제투자포럼에서 "인민은행은 중국 은행들의 해외 지점 설립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금융기관 인수를 독려할 것"이라며 "중국 회사들이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충분한 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중국 은행들이 해외 거점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금융기관을 글로벌화하는 동시에 인수·합병(M&A)이나 직접투자를 통한 중국 회사의 해외 진출 전략인 '쩌우추취'(走出去·밖으로 나간다는 뜻)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 중 2000억달러를 이용해 해외 투자를 본격 추진할 중국투자공사가 정식 발족돼 앞으로 중국의 해외 금융기관 사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