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선출을 둘러싸고 정동영 후보와 손학규-이해찬 후보가 '벼랑끝 대치'를 계속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으로 코너에 몰려 있는 정 후보는 8일 '경찰 수사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반면 손,이 후보는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며 이날 오후 예정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불참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정 후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 후보는 "정당사에서 경찰이 경선이 진행 중인 도중에 후보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다는 발상이 일개 경찰,검찰 간부가 생각할 수 있는 일인가를 생각하면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고교 동문인 이 후보와 이택순 경찰청장의 특수관계를 염두에 둔 '배후설'을 제기한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손,이 후보의 경선 불복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두 진영의 불법·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당 차원의 수사 의뢰를 촉구하는 등 역공을 폈다.

그러면서도 정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는 등 경선 일정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손 후보 측은 불법·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14일 '원샷 경선'이 공정하게 진행되겠느냐는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봉주 의원은 "당의 공정한 경선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14일 경선은 매우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경선 판을 최대한 지킨다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정 후보 측을 향한 공세는 계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분명히 14일 경선에 참여하고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하자가 있는 경선에 의해 뽑힌 후보는 정통성 시비가 일어나고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후보 간 강경 대치가 지속되면서 경선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되더라도 각 후보 진영을 중심으로 한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경선 판 자체가 깨지고 계파별로 깨끗이 갈라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