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문에서 제2의 성장동력을 찾겠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지난달 행장후보 추천위원 전원과 가진 두 차례의 집중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행추위는 강 행장에게 앞으로 3년간 국내 영업 경쟁력 강화 외에 적극적인 해외 진출,비은행 사업 다각화,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을 주문했으며 강 행장은 강력한 실천의지를 확인시켜 줬다.

국민은행은 해외 부문의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자산 기준으로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는 1.2%에 불과하지만 공격적으로 외국에 진출함으로써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이 마련한 것이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 전략이다.

중국,동·서남아시아,독립국가연합(CIS) 등 세 지역을 축으로 해서 삼각형 모양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각 지역별 전술도 마련했다.

우선 외국인의 은행 소유 제한이 없어 M&A(인수·합병)가 가능한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필리핀 러시아 등은 현지 은행 인수를 직접 추진하기로 했다.

외국인 자본 취득이 제한돼 있는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소수 지분을 획득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의 지역은 사무소 현지법인 등을 설립해 현지 상황을 살펴보고 진출한다는 것이 국민은행의 생각이다.

국민은행은 과거 해당국 교민과 한국 기업 대상으로만 국한했던 서비스의 내용을 확대,해당국의 현지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영업에서 심사와 업무 지원을 분리해 견제와 균형을 갖췄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은행 측은 판단하고 있다.

은행 측은 이 같은 분리가 △내부통제 강화 △위험관리 △고객관리 등과 함께 국민은행을 다른 은행과 차별화시키는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엔 국내 은행으로는 처음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7월에는 중국 광저우에 지점을 만들었다.

하반기에는 베트남 우크라이나에 새로 진출할 예정이다.

또 인도 뭄바이,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중국 상하이와 우르무치,캄보디아 프놈펜,필리핀 마닐라 등 6곳엔 추가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미 2003년에 현지 은행을 인수해 영업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문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중국 등 6개 국가의 현지 인력을 1차 및 2차에 걸쳐 20여명을 선발해 교육시킨 다음,현재는 본부 부서에 배치해 각 분야별 전문가로 키우고 있다.

또 올초에는 18명의 직원을 선발,현지에 파견해 지역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일반 직원들 중에서도 1000여명을 선발해 진출 예정국이나 금융 선진국에 연수를 보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이처럼 국가별 특성에 따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모델로 접근,나름대로 갈고 닦은 선진금융 시스템을 토대로 새로운 수익원을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영 능력을 차기 행장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꼽은 행추위로부터 연임을 확정받은 강정원 행장이 앞으로 어떻게 국민은행의 해외 진출을 이끌지 주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