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都洙 <보성파워텍 회장 dslim@bosungpower.co.kr>

얼마 전 회사직원들과 단합대회 겸 세상 사는 이야기나 할 양으로 청계산 산행을 했다.

호연지기를 키운다는 거창한 옛말도 있지만 소박하게 산에 오르면서 힘든 코스에서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서로를 좀 더 이해하고,하산하면서는 동동주에 파전으로 나름대로 운치를 즐기는 가운데 협동심과 단결심을 키울 생각으로 계획한 산행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일행의 산행은 생각처럼 그리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잘 오르는가 싶던 젊은 직원들이 채 30분도 못가서 서서히 하나 둘씩 뒤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땀으로 얼룩진 얼굴에 거친 숨을 내쉬며,10분 걷다 쉬고 5분 오르다 쉬기를 몇 번 하더니만 중간도 채 못 가 다 지쳐서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힘내자고 파이팅도 외치고 격려도 하면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보기도 했지만 모두 몸이 뜻대로 잘 듣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좀 늦어지긴 했지만 단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정상에 올라 함께 땀을 식히면서 허심탄회하게 많은 이야기를 했고 하산하면서 계획대로 동동주에 파전도 먹었다.

그런데 힘든 가운데 나름대로 일정을 다 소화해내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축하는 분위기였지만 난 내심 불만이 많았다.

특히 젊은 직원 중에 오늘 같은 산행을 해 본 이가 별로 없었고 게다가 규칙적인 운동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직원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많은 충격을 받았다.

사실 요즘 젊은 세대는 우리가 자라던 세대보다 체격조건이 훨씬 좋다.

식생활이 많이 개선돼 먹을거리가 풍부해진 까닭인지 몰라도,서양인처럼 키가 훤칠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하며 나름대로 체력도 좋아보인다.

그렇지만 실제 체력은 그 반대인 것 같았다.

나는 내일모레면 칠순을 앞두고 있는 나이지만 아직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한 시간씩 헬스와 사우나로 몸을 다지면서 아침을 맞이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다.

이러한 생활은 그 전날 아무리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하게 늦은 술자리를 가졌더라도 하나의 원칙처럼 나를 지탱해온 습관이었다.

그 덕분인지 지금까지 잔병치레 없이 건강을 지켜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옛 속담에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지만,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승진도 좋고,벼슬과 직위도 좋지만 아프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이런 풍요와 결실의 계절에 사업을 위해,우정을 위해 소주잔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위해 자기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시작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