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직장인들의 기업 인적자원개발(HRD)에 대한 한국경제신문ㆍ왓슨와이어트 공동 의식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인 직장인들이 중국인에 비해 기업 HR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낮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문영일 왓슨와이어트 수석연구원은 "중국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나타낸 것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 등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긴 하지만 한국 샐러리맨들이 HR에 대해 낮은 신뢰도를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한국인 직장인이 그동안 주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성과주의제도 운영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회사 차원의 비전이나 목표에 대한 의식 없이 개인 수준에서의 목표 달성에 몰입하는 성향이 나타났고,이는 팀워크 약화로 이어져 개인·조직이기주의의 부작용은 물론 단기 성과에 치우치게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기업들의 HR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먼저 한국기업 직원들은 회사의 비전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는가''회사의 비전과 일상 업무가 연계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 기업 직원들은 5점 만점에 3.35점과 2.70점을 각각 매겨 매우 낮게 평가했다.

이는 회사 비전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고 있더라도 일상의 업무와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이 무관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국 기업 직원들은 3.74점과 3.78점으로 비교적 높게 평가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 기업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중국인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에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가''자신의 업적과 공헌이 정당하게 평가되는가''현재 다니는 회사가 자랑스러운가'라는 질문에 한국인들은 3.38점,3.12점,3.70점을 각각 기록해 중국인보다 전반적으로 낮았다.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정도에 대해 한국인들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소속부서에서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3.56점을 줘 중국(3.85점) 일본(3.68점) 등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소속 부서에서 평가 및 피드백이 적절히 이뤄지는가''소속 부서에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업무를 강요당하는가'라는 질문에도 한국인은 3.21점,3.33점을 각각 기록해 중국 일본에 비해 낮게 평가했다.

HR의 주요 지표인 인사 원칙에 대해 한국 기업 직원들은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상필벌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 직장인들은 2.87점으로 낮게 평가했다.

반면 중국 기업 직원들은 3.38점으로 한국인보다 후한 점수를 줬다.

한국인은 또 '직원들에게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가''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주어지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한국인들은 3.08점과 2.90점을 각각 줬다.

같은 질문에 중국 기업 직원들은 3.44점과 3.46점을 줘 보통 이상의 평가를 내렸다.

배종석 고려대 교수 (인적자원관리 전공)는 "한국 HR의 문제는 개인 역량의 문제라기보다 조직의 문제"라며 "이번 결과를 보면 HR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김수찬/성선화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