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 일대 집값이 교통 및 개발 호재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관심이다.

무엇보다 이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교통망이 속속 개선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지하철 1호선 의정부~소요산 경원선 복선구간이 개통된 데 이어 올 7월에는 장암동~송산동 구간 경전철이 착공됐고,12월에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 완공 예정,2010년 동부간선도로 확장 계획 등이 예고돼있다.

이와 함께 이 지역에 있던 미군기지들의 잇단 이전,광운대 캠퍼스 유치 추진,금의 및 가능 뉴타운사업 등의 호재도 가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정부에는 서울 강북지역과 남양주 구리 등 인근 지역은 물론 인천 안산 등에서도 집을 사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집값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의정부 일대 아파트 값은 주택규모에 따라 지난해보다 최고 1억원 이상 오른 상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의정부 아파트 값은 올 상반기 중 14.3%나 올라 서울 용산(11.9%)을 제치고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7월 0.32%,8월 1.12%,9월 0.63% 등으로 수도권 전체의 집값 상승률(0.13~0.28%)을 훨씬 웃도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그동안 집값이 좀처럼 꿈쩍하지 않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평가받아왔던 터여서 현지 중개업계에서도 이 같은 상승세를 아주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정부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금오동의 경우 래미안 125㎡(38평)형은 지난해 하반기 2억4000만~2억5000만원에서 지금은 3억6000만~3억7000만원으로 1억2000만원이나 올랐다.

이는 올초에 비해서도 3000만~40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인근 현대아이파크 105㎡(32평)형 매매가도 지난해 하반기 1억9000만~2억1000만원에서 현재 3억~3억2000만원으로 급등했다.

또다른 아파트 밀집지역인 호원동 일대 집값도 강세다.

신일유토빌 148㎡(45평)형은 올초 3억7000만~3억8000만원에서 최근엔 4억20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소형 아파트가 많은 장암동 일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초 9000만원대였던 장암 주공2단지 69㎡(21평)형은 최근 1억1000만~1억150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금오동 강남부동산 관계자는 "서울 노원구나 남양주 구리 등을 비롯,멀리는 안산과 인천에서까지 집을 보러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그러나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을 기대,매물을 많이 내놓지 않아 매물이 나오면 금세 팔려 나간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빌딩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곡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20억원대 후반이었던 5층짜리 빌딩 호가가 지금은 32억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철도·도로 등 교통망이 속속 확충되면서 교통 사정이 실제 좋아지고 있어 집값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7월에는 의정부의 거의 전역을 통과하는 경전철이 착공됐다.

이 노선은 동쪽 남단 송산동에서 출발해 북부 중심지역을 관통하고 서쪽 남단인 장암동까지 이어지는 11.1km 구간으로 2011년 개통될 예정이다.

또 올 12월에 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터널이 뚫리면 양주 및 고양으로 접근하기가 훨씬 좋아지게 된다.

이 터널이 개통되면 현재 심할 때는 최대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송추IC~의정부IC 구간을 4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교통체증이 심한 동부간선도로 의정부IC~장암IC 10km 구간도 2010년에는 현 왕복 6차선에서 10차선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총 350만㎡(105만평) 규모인 9개 미군 기지 이전도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군 기지는 현재까지 5개가 반환됐으며 나머지 4개도 반환절차를 밟고 있다.

의정부시는 금오동 캠프 카일과 캠프 시어즈 부지에는 2011년까지 의정부 지방법원,지방검찰청 등 11개 기관을 옮겨 광역행정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녹양동 캠프 레드크라우드 부지에는 첨단산업단지,고산동·용현동 일대 캠프 스탠리 부지에는 광운대 캠퍼스 유치를 각각 추진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11월 광운대와 캠퍼스 이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뉴타운 사업도 활발하다.

의정부시는 가능동·의정부동 일대에 109만㎡(33만평)규모의 금의뉴타운과 125만㎡(38만평) 규모의 가능뉴타운을 추진 중이다.

의정부시는 2009년 8월까지 단위개발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밋빛 개발 호재에 편승한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정부시 한 관계자는 "철수하는 미군 기지 부지에 대한 개발은 광역행정타운을 제외하고는 아직 개발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뉴타운 사업도 이제 갓 추진되는 상황"이라며 "너무 앞서 가는 기대를 갖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부=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