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후보가 9일 실시된 모바일 투표에서 정동영 후보를 645표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주일간의 파행 끝에 '원샷 경선'을 불과 닷새 앞두고 치러진 선거에서 손 후보가 승리함으로써 일단 역전을 위한 추격전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1위를 질주하던 정 후보는 대세론에 타격을 입었다.

이제 남은 변수는 17만여 표로 예상되는 2,3차 모바일 투표 결과와 정 후보의 표밭인 전북 투표율 두 가지다.

◆모바일 투표=1차 투표는 3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손 후보는 7649표(36.5%)를 얻어 정 후보(7004표·33.5%)를 근소한 차로 눌렀다.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면서까지 모바일 투표에 올인해 온 손 후보가 일단 전략적인 성공을 거둔 셈이다.

손 후보로선 표차를 크게 벌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해찬 후보는 6285표(30.0%)로 3위에 머물렀다.

손 후보와 정 후보의 표차는 645표 차에 불과했지만 1차 결과가 2,3차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1일부터 14일 사이 실시되는 2,3차 모바일 선거인단이 아직 17만여명이 남아 있다.

게다가 투표율이 선거인단 평균 투표율(19.2%)의 네 배에 가까운 70.6%였다는 점에서 분명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정 후보와 손 후보의 표차가 1만2000여 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손 후보가 상승세를 탈 경우 예측 불허의 승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누적 표에서 정 후보가 5만8129표로 여전히 손 후보(4만5500표)에 1만2000여표 차로 앞서가고 있다.

이 후보는 3만5926표로 3위에 머물며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정,손 후보 측 반응은 대조적이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의원은 "이번 결과로 이명박 후보를 꺾을 수 있는 후보는 손학규 후보라는 민심이 확인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반면 정 후보 측 노웅래 대변인은 "손 후보와의 차이가 불과 3%포인트에 불과한 오차한계 내 접전이어서 경선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전북 투표율도 변수=전북 선거인단 투표율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전북은 정 후보의 출신지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표밭이다.

후보 간 약간의 우열이 드러나는 수도권 등 다른 지역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선거인단 숫자도 26만3000여명으로 서울(27만3000명) 못지않다.

8개 지역 경선에서 형성됐던 '정동영 대세론'이 '원샷 경선' 결정으로 흔들리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이 전북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 내에서는 투표율이 이전 8개 지역보다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모바일 투표에서 정 후보가 밀림에 따라 정 후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작동할 경우 투표율은 30~40%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표율을 30%로 가정하면 8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손,이 후보와의 표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거꾸로 투표율이 낮아진다면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재창/노경목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