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이 '0%'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예비청약자들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데다 청약가점제를 의식,인기 단지에 주택통장을 쓰려고 청약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경기 침체가 극심한 지방은 물론 서울 강남권 소규모 단지에서는 청약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시행업체인 메디치가 지난달 서울 서초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는 50가구 모집에 단 2명이 청약했다.

그러나 이들마저 계약을 포기,청약률이 사실상 0%를 기록했다.

분양면적이 136∼164㎡(41∼49평)로 대형인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11억2500만∼14억원으로 3.3㎡(1평)당 2611만~2677만원이다.

부유층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분양가가 높지만,강남권인 데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에 무료 발코니 트기 등의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에 저조한 청약 결과는 의외라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안좋다지만 강남권에서 청약률이 0%를 기록할지는 예상치 못했다"며 "미분양 물량은 선착순으로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아예 청약단계에서 신청자가 한 명도 없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KCC건설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청약을 받은 춘천시 동면 만천리 'KCC 스위첸(367가구·특별공급 물량 제외)'은 3순위까지 청약자가 전혀 없었다.

이 아파트는 비투기과열지구여서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하고,중도금 60% 무이자 융자 등의 혜택이 주어졌는 데도 청약률이 0%였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