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지난8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시장원리를 몰라 말만 왔다갔다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청와대가 9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무책임하게 평가절하 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가 남북 공동선언문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기업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강조했고,공동선언문에도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천 대변인은 또 이 후보가 개성공단 입주업체 상당수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개성공단은 본격적으로 가동한 지 2년밖에 안 됐고,이 중 상당수의 기업은 올해 입주했다"면서 "북핵 사태 등으로 기업환경이 좋지 않았는데도 19개 기업이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이익을 낸 기업도 있다"고 반박했다.

또 "노 대통령은 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특구개발방식을 통해 법과 제도,인프라를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합의사항은 분명히 이행함으로써 경협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직접 설명했다"면서 "(노 대통령이) 시장원리를 모른다는 이 후보의 발언이 어떤 측면을 놓고 한 얘기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천 대변인은 이 후보에 대해 "경제를 내세우는 분으로서 상식에 의문이 간다"며 "기업을 (경영)했다는 것만 가지고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보와 통일,경제에 대한 종합적 안목과 철학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경 밀레니엄 포럼에 참석,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경협에 대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통 큰 투자를 하라는데 어떻게 만드는지 시장원리를 모른다"면서 "이쪽 정상(노 대통령)도 잘 모르니 말만 왔다갔다 한다"고 비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