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3~4가에서 청계천,을지로,퇴계로를 가로지르는 세운상가.

1968년 건축가 고 김수근씨의 설계로 들어선 세운상가는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유명세를 떨쳤다.

국회 의원회관이 들어서고 당대의 톱스타들이 거주했던,말하자면 타워팰리스의 원조 격이었다.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의 도심흉물로 슬럼화된 이 곳이 40여년 만에 새로운 도심복합도시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세운상가 2·3·4·5구역을 '재정비 촉진지구'시범사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 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 복합단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중 사업이 가장 빠른 곳은 종로구 예지동85 일대의 세운상가 4구역.대지면적이 13만2000㎡(4만평)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종로구청에서 SH공사로 시행자가 바뀐 4구역의 실질적인 개발 주체는 시공을 맡고 있는 대림산업·롯데건설·금호산업 컨소시엄이다.

서울 도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중책을 맡은 셈이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세운상가 4구역에 주상복합 4개동과 오피스빌딩 2개동 등 6개 동을 조성할 계획이다.

최고 36층으로 건설되며 총 공사비는 6500억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세운상가 4구역은 2009년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 2012년까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도심 복합단지와 같은 컨셉트로 개발될 예정이다.

3만3000㎡(1만평)부지에 30층 규모의 오피스빌딩 4개동과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18~36층 규모의 주상복합 4개동이 들어서게 된다.

주상복합 지하 1층~지상 3층에는 대형 백화점(평균 3만3000~5만㎡)보다도 큰 연면적 5만3000㎡(1만6000평)에 이르는 판매시설이 들어선다.

극장 공연장 등의 문화시설도 배치돼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소시엄 업체 중 롯데건설의 계열사인 롯데백화점 등이 입점할 계획이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나머지 판매시설에 입점할 업체·업종을 구성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박영식 대림산업 부장은 "일본과 유럽의 쇼핑몰을 집중적으로 견학해 구체적인 판매시설 개발계획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운상가에서 운영중인 상가는 종로4가에 짓고 있는 대체 영업장 등으로 이주하게 된다.

한편 대림산업은 국내 최초의 도심복합타운 건설이 될 세운상가 4구역뿐 아니라 대형 투자개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미 총 사업비 7000억원 규모의 아산배방복합단지 개발사업과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천도화지구 개발사업,2조원 규모의 대전 은행동 U-시티 개발사업,판교 역세권과 같은 공모형 PF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또 뉴타운 개발사업과 관련된 신규공사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자금이 동원될 서남해안 기업도시개발 투자사업도 참여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