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프로젝트] 건설 불황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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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찾아라."
최근 건설업계가 이른바 '랜드마크 프로젝트' 찾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100층 안팎의 마천루 개발,50층 안팎의 복합빌딩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단지,미니 신도시급 도시개발 등 사업비용이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부동산개발 사업을 말한다.
사업 규모나 건물 층수 등이 기록적이어서 해당 지역에서 강한 상징성을 보인다.
이 때문에 랜드마크형 프로젝트로 불린다.
사업비가 워낙 천문학적이어서 개발에 성공하면 기업의 실질성장과 인지도 향상,대외적 기술력 과시,신용도 향상 등 엄청난 유·무형의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
특히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5년간의 최대 활황에서 급격히 침체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초대형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단 긍정적이다.
과열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과 리스크를 떠안을 수도 있지만,국내 건설업계도 이제는 이 정도 사업을 할 만하다는 것이다.
자금,기술,금융연계 노하우 등을 어느 정도 갖췄기 때문에 이를 잘 살리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 현대건설 '태안기업도시'
현대건설이 충남 천수만에서 조성 중인 태안기업도시는 '글로벌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꼽힌다.
총 9조156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투입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장과 100층 높이의 초고층빌딩,비즈니스호텔,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다.
○ 롯데건설 '부산롯데월드'
롯데건설은 복합단지 '부산롯데월드'에 지상 107층 높이의 마천루 빌딩을 짓고 있다.
현존 국내 최고층 빌딩인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높이의 2배에 이른다.
세계에서는 3번째 최고층 빌딩이 될 전망이다.
#최근 추진 중인 국내외 랜드마크 사업 40여곳 넘어
건설업계는 현재 건설업체들이 국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40여개가 넘는다고 분석한다.
대부분 지상 50~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이 포함된 도심 복합단지나 미니 신도시급 주거단지 형태로 추진된다.
해당 단지에 주거·상업·숙박·문화시설이 밀집된 방식으로 설계된다.
가장 주목을 끄는 사업은 100층 안팎의 초고층 복합빌딩사업이다.
현재 전국에 알려진 사업만 7곳에 달한다.
롯데건설이 부산에서 건설 중인 지상 107층(510m)짜리 '부산롯데월드'가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다.
나머지 계획단계에 있는 곳은 서울 중구 세운상가에서 추진 중인 220층(960m) 규모의 금융관광허브빌딩,철도공사의 용산역세권 내 140층(600m)짜리 초고층 복합건물 등이 주목 대상이다.
지난달엔 고양시도 일산 서구 대화동 킨텍스 업무시설 부지에 100층짜리 '브로멕스 킨텍스 타워'를 짓겠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에서는 151층(610m) 높이의 인천타워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도 서울시가 100층 안팎의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서는 106층(460m)짜리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WBCB)가 내년 첫 삽을 뜬다.
다음은 지상 50층 이상 초고층빌딩이 포함된 '복합단지형 랜드마크'사업이 많다.
최근 2~3년 새 사업 승인을 받고 추진 중이거나 완공된 복합단지형 사업은 전국에서 30여곳이 넘는다.
두산건설은 해운대 우동에서 조만간 80층짜리 복합단지 개발에 나선다.
현대산업개발도 같은 지역에서 72층 높이의 복합주거단지를 선보인다.
이외에 이미 일반에 분양된 복합단지도 마산 양덕동 메트로시티(60층),청주 대농부지 지웰시티(55층짜리),화성 동탄 메트폴리스(66층),인천 학익동 엑슬루타워(53층),부산 동래 아스타(52층),해운대 센텀파크(51층) 등 20여곳에 달한다.
해외에서도 국내 건설업체들의 복합단지와 신도시 개발이 전성기를 이루고 있다.
대우건설,GS건설,금호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는 물론 우림건설 동일토건 경남기업 등 중견 업체들의 진출이 눈부시다.
베트남 중국 등지에 가장 많고 최근엔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치밀한 수요 예측과 뚜렷한 테마 갖춰야 성공
국내외에서 우후죽순으로 벌이는 초대형 복합단지나 마천루 개발사업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규모가 워낙 커서 실패할 경우 기업의 생존은 물론 국가 경제에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 랜드마크 프로젝트들의 사업내용 중복성이 너무 심하다는 지적을 한다.
예컨대 대부분의 랜드마크 사업이 초고층 빌딩,상가,주택,호텔 등 천편일률적 아이템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확실한 주력 테마가 부각되지않고 규모만 커서 밋밋한 모양의 복합단지인 경우가 많아 수요 창출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개발 주체는 초기 기획·설계단계부터 입지에 대한 사회·문화적 발전 전망,장래 수요예측 등을 치밀하게 분석하고,이를 살린 매력적인 테마여야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또 지나치게 초고층에 집중하는 경향도 문제라고 말한다.
진정한 랜드마크는 높이·규모의 대형화보다는 해당 지역에서 경제·사회·문화적 다양성과 상업성을 되살리는 주체가 될 수 있느냐에 있다고 충고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