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소비환경이 전혀 다른 러시아 모스크바에 처녀 출전한 롯데백화점이 꺼내든 승부수는 의외로 간단하다.

철저한 '한국식 서비스'.모스크바에서 먼저 문을 연 현지 고급 백화점은 '서비스가 평균 이하'라는 게 롯데백화점 관계자의 전언이다.

대고객 친절 서비스로 중무장한 롯데 모스크바점의 전략도 이러한 경쟁업체에 대한 분석결과다.

현격한 서비스 차로 후발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롯데백화점 해외 진출의 첫 시험대가 될 모스크바점의 한국식 서비스를 앞세운 승부수가 제대로 먹혀들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국식 서비스로 정면승부

지난달 2일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 개장과 폐장 세리머니는 현지인에게 이색 볼거리였다.

1층 정문에 점장은 물론 팀장,슈퍼바이저,안내도우미가 도열해 환한 얼굴로 모스크바 고객들에겐 낯선 한국식 목례를 선보인 것.

주차장에 출입할 때도 'S라인'의 안내도우미가 화사하게 웃으며 손짓을 한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모습이지만 이 역시 모스크바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롯데백화점의 모스크바점에선 한국처럼 백화점 멥버십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기존 멤버십 카드는 모스크바의 일부 백화점에서만 발급하고 있지만 혜택도 제한적이다.

러시아 국영백화점인 '굼'백화점에는 아예 멤버십 카드가 없다.

롯데는 멥버십 카드를 사용하면 5%의 에누리 혜택을 주는 등 금전적 공세도 펼치고 있다.

백화점에서 500루블 이상 구매할 때는 1시간 이상 무료로 주차할 수 있다.

핀란드계 스톡만백화점에서나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뿐 아니다.

러시아 최고급 명품백화점으로 통하는 줌백화점이나 스톡만백화점에서도 없는 MVG(최우수고객) 라운지도 만들었다.

헬스클럽과 헤어살롱,레스토랑,여행사 등 40개 외부 파트너와 제휴를 맺어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주고 있다.

◆한국식 서비스 유행 조짐

롯데백화점은 현지 직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교육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롯데백화점은 러시아 현지 관리자를 두 차례에 걸쳐 한국으로 불러들여 매장 개장 세리머니,전화예절,주차도우미 등 모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했다.

모든 현지 직원에게는 13일간 철저한 서비스 교육도 실시했다.

표정예절부터 인사법,대화예절,식당가예절,안내예절 등 총 8개 항목에 걸쳐 실습을 반복하는 등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낯선 한국식 서비스에 대한 현지 모스크바점을 찾는 고객들의 반응은 고무적이라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러시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안내데스크나 멥버십데스크 직원의 미소와 단아한 제복 등이 인상적이라는 말을 자주 전해 듣는다"며 "모스크바 내 경쟁 백화점들도 롯데의 서비스를 배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