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의 대명사인 방글라데시가 세계 주식시장에서 '제2의 베트남'으로 뜨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다카 종합주가지수는 올 들어 66% 상승,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방글라데시 증시의 시가총액은 아직 80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내년엔 2배에 달하는 150억달러 규모로 불어날 것"(살라후딘 아메드 칸 다카증권거래소 사장)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카 증권거래소는 1954년 설립됐으며 현재 261개사가 상장돼 있다.

외국인들의 투자에 제한이 없다.

방글라데시의 유일한 민간 자산운용사인 어셋&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사이에드 사장은 "현 방글라데시의 증시는 2005년 베트남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 정부가 50개 국영 기업을 매각한 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비나지수는 올 들어 44% 뛰었다.

방글라데시도 올해 26개 국영 기업을 민영화할 예정이다.

이 중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가 설립한 이동통신업체 그라민폰도 포함돼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 메릴린치 등 글로벌 금융사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베트남 카자흐스탄 케냐 나이지리아 등과 함께 방글라데시를 '프런티어 5국' 중 하나로 지목했다.

JP모건의 아시아 및 신흥 시장 담당 수석전략가인 아드리안 모왓은 "방글라데시의 노동 가능 인구가 베트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방글라데시는 베트남의 뒤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