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계적인 암치료 전문병원 MD앤더슨 암센터가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청라지구에 암치료 전문병원을 설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에 최종 전달해왔다.

10일 재정경제부 토지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3블록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던 MD앤더슨은 "청라지구에 이미 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있고 앞으로 추가 건설될 예정인 것으로 아는데,이는 암센터 건립에 적합한 입지여건이 아니다"며 사업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최근 토공에 보내왔다.

MD앤더슨의 청라지구 진출 포기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MD앤더슨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대규모 자본투자를 상쇄할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진료비를 한국 병원보다 수십배 비싸게 책정해야 하는데,한국의 현행 의료수가제도로는 이 같은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암전문 병원이라는 특성상 장기이식 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한국의 정서도 부담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토공 관계자는 최근까지 언론 인터뷰에서 "MD앤더슨이 청라지구에 진출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등 우리 정부는 실질적인 외자 유치 노력은 하지 않고 성과만 부풀리려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언젠가는 투자유치가 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국 병원이 한국에 들어와서 의료행위를 하는 데 애로사항은 없을지 여부를 적극 청취할 필요가 있다"며 "MD앤더슨 투자가 사실상 물 건너간 만큼 송도지구에 추진 중인 뉴욕장로병원(NYP)의 유치건만이라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MD앤더슨의 한국 측 파트너인 아시아벤처파트너스 대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영종지구로 암센터 건설부지를 옮길 계획"이라며 "11월께 암센터 신축과 관련된 규모 위치 비용 등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선화/정종호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