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거침없는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26.99포인트(1.34%) 오른 2041.12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 사상 최고가 경신이다.

전날 미 다우지수의 강세가 국내 증시로 그대로 이어졌다.

우량주를 중심으로 14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오면서 급등세를 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이번 랠리가 2100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 사이에서는 조정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말 2200선 넘본다'

국내 증권사는 교보증권(이종우 리서치센터장)과 한국투자증권(김학균 연구위원) 등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곤 낙관론 일색이다.

세계 증시 강세와 낮은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외국인의 순매도 기조 일단락 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코스피지수는 단기적으로 2100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간 후 11월 숨고르기를 거쳐 22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 이후 상승폭으로 볼 때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닌 데다 주식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수 2200선은 내년 예상 실적에다 올 주가수익비율(PER) 고점 13.5배를 적용한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도 "3분기 실적 개선이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코스피지수는 해외 증시와 보조를 맞춰 연말에는 2200선 전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눈여겨볼 변수로 꼽았다.

◆외국계는 보수적인 목소리 우세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 국내와는 달리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제 조심할 때'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리서치부문 대표는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전망인 데다 일본과 유럽도 경기 관련 지표들이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며 "조정이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기술(IT)주나 자동차업종은 환율 하락이 부담이고 중국 관련주도 3분기 실적이 고점일지 4분기가 고점일지를 점검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상무도 "성장성을 갖춘 아시아 시장에서 유동성에 의한 상승세는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지수가 올라갈수록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4분기 고점을 2100으로 예상하며 그 이상은 펀더멘털상으로 부담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을 지난달 '중립'으로 내렸었다.

하지만 UBS증권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승원 UBS증권 영업총괄 대표는 "악재가 별로 안 보인다"며 "한국 비중을 늘리지 못한 미국계 중장기 펀드들이 최근 들어 국내 은행 및 IT주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증시는 주가 측면에서 싸고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국내 유동성도 좋은 편이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