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 과거 우리 기업들은 설비 투자와 인재 육성을 통해 착실히 한국 산업발전의 초석을 다졌지만,먹지 않으면 먹히는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이런 성장 방식은 다소 한가롭게 느껴진다.

시장점유율 확대와 사업다각화를 단번에 이루는 동시에 기술과 인재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인수·합병(M&A)이 주목받는 이유다.

두산그룹과 효성그룹은 이미 글로벌 M&A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벤치마킹 대상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7월 국내 업체의 글로벌 M&A로는 최대 규모인 49억달러의 초대형 M&A를 성사시켰다.

세계 1위의 소형 건설주장비 업체인 잉거솔랜드의 사업부문 3개를 인수한 것.이를 통해 두산은 단번에 세계 중장비 시장 7위로 올라섰다.

두산의 이번 M&A는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벌써 열 번째다.

과거 핵심 사업부문이었던 OB맥주를 매각한 이후 중공업 관련 기업만 인수해왔다.

두산은 과감한 M&A를 통해 통해 1995년 4조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을 지난해 14조2000억원까지 신장시켰다.

이 중 88%를 중공업 계열사가 일궈내고 있다.

효성그룹도 글로벌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선 케이스.효성은 지난해에만 미국 굿이어의 타이어코드 공장,중국 변압기 업체인 남통우방,독일 아그파의 IT용 필름 공장 등을 차례로 사들였다.

이를 통해 타이어코드,변압기 등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선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IT소재라는 신사업 진출의 계기도 만들었다.

두 그룹의 M&A 담당자들은 M&A 전담팀 설립,최고경영자의 빠른 의사결정,철저한 실사,인수 이후의 조직 통합 등이 성공적인 글로벌 M&A의 노하우라고 말한다.

두산그룹은 CFP(기업금융프로젝트)팀이,효성그룹은 그룹 전략본부가 전 세계에서 쏟아져 나오는 M&A 매물을 샅샅이 찾고 있다.

또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부회장 콤비,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아들인 조현문 전무,조현상 상무 부자(父子)의 빠른 의사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이 성공적인 M&A의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