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신종 고려장의 모습이 방송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저녁 11시 15분에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에서는 아들에게 전재산을 빼앗기고 필리핀에 버려진 80대 노부부의 사연을 방송했다.
올해 2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던 아들은 부모님에게 필리핀 관광을 시켜드리겠다고 귀국해 부모님이 필리핀에 계신 한달동안 극진히 모시면서 전재산을 정리하고 필리핀에서 함께 살 것을 제안했다.
노부부는 아들의 말만 믿고 전재산을 아들에게 맡긴채 필리핀으로 향하지만 필리핀 도착 사흘만에 아들은 태도를 바꿔 재산을 돌려주지 않은것은 물론이고 말도 통하지 않는 필리핀 현지에 부모님을 내몰았다는 것.
하루아침에 빈털털이에 오갈 데 없어진 노부부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남의 나라에서 현지 교민들의 도움으로 여기저기 거처를 옮겨가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자식에게 버림받았다는 배신감과 충격으로 몇 개월째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노부부의 모습은 제작진이 보기에도 매일매일이 위태로워 보였으며 현지에서 노부부를 만난 교민들은 그냥 뒀다가는 어떤 불상사가 벌어질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간절히 호소했다.
필리핀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노부부의 아들이 이미 한인사회에서는 악명이 높은 인물이며 최근에는 한국에 다녀와 부자가 됐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SOS팀은 아들을 만났지만, 자신은 돈을 받은 일 조차 없다고 주장하며 경찰 앞에서도 폭력을 서슴없이 휘두르며 법대로 하라고 소리를 치는 등 자신의 부모에 대한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날 방송중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이렇게 해외로 자식만 믿고 따라갔다가 버려지는 노인이 이들만이 아니라는 것.
필리핀 현지 취재진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 파렴치한 자식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며 분노했다.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은 게시판에 "같은 민족이라는게 부끄럽다" "너무 충격적이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인것 같아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글을 남기며 분노를 나타내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강건너 불구경 하듯하는 필리핀 대사관의 태도에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