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조직 글로벌 체제로… 中등 진출 통해 移通ㆍ자원개발 '고삐'

"글로벌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라고 생각될 수 있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2006년 11월 베트남 CEO세미나 중)

"세계 시장은 국내외 경계가 허물어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더이상 다른 시장이 아니다."(2007년 신년사 중)

"국내 기업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말라.그들은 경쟁해야 할 상대가 아니라 협력해야 할 상대다.

경쟁 상대는 해외 시장에 있다." (2007년 5월 임원워크숍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글로벌 경영을 화두로 던진 말들이다.

SK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이 모두 '글로벌 경영'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체질까지 글로벌화돼야

SK의 글로벌 영토 확장의 최일선에는 최 회장이 서있다.

최 회장 스스로 발로 뛰며 글로벌 경영을 체질화하고 있는 것.최 회장은 지난해 총 17회에 걸쳐 67박85일의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여기에 이웃동네격인 중국 출장 일정 20박23일을 보태면 연간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올해 역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시작으로 최 회장은 각국 정·재계 인사와의 잇단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올해부터 가시적인 글로벌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 △제도 △프로세스 △문화 △사람 등 모두가 글로벌 체질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판단에 따라 올초부터 SK의 모든 조직은 말 그대로 글로벌체제로 바뀌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와 SK텔레콤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SKI(SK인터내셔널)'를 설립했다.

대표는 해외 자원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유정준 부사장이 맡았다.

해외 자원개발은 물론 중국 베이징·상하이,미국 휴스턴,영국 런던,페루 리마,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의 해외 거점을 통합 관리해 해외시장 공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K텔레콤도 올해 중국 현지에 자본금 3000만달러 규모의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을 기점으로 SK텔레콤의 모든 역량을 글로벌화에 쏟기 위해서다.

또 SK텔레콤은 최근 10억달러를 투자해 중국의 2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지분을 확보,대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제2의 '빅 점프'를 일궈낸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의 성과는 그룹 전체의 해외 수출로 연결돼 2005년 수출 200억달러 돌파에 이어 지난해 수출 250억달러,올해는 270억달러 달성이 예상된다"면서 "이미 SK에너지는 지난해 매출 24조6000억원 중 50% 이상을 해외 수출부문에서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제2의 내수시장

글로벌 체질을 강조해온 SK는 이제 해외 사업의 경쟁력 강화로 제2의 창업을 일궈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미(未)진출 지역의 광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브라질 BMC-8광구에서 생산을 개시,하루 3만6000배럴 규모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또 베트남 15-1/05 탐사광구에 지분 참여를 하고 페루 Z-46 탐사광구의 100% 지분을 확보하는 등 자원개발 사업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투자 규모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자원개발 분야 투자액을 연초 목표보다 늘려 5400억원으로 책정했다.

2004년의 656억원에 비하면 800% 이상 증가한 셈이다.

SK텔레콤은 2005년 미국 3대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인 어스링크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시장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현재 '힐리오'라는 브랜드를 통해 최첨단 무선인터넷 기술 등을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이 베트남과 공동으로 설립한 'S텔레콤'은 2003년 베트남 최초의 CDMA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를 포함한 39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S폰'이라는 브랜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중국 차이나유니콤과 CDMA 사업분야에 대한 포괄적 사업협력 제휴를 체결했으며 올해 8월에는 매입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통해 차이나유니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통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