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상장기업 대주주는 자사 주가가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따끔한 질책이 나왔다.

상속할 때 세금을 덜 내기 위해서라는 것.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 일명 장하성 펀드)를 운용하는 라자드에셋의 존 리 전무는 지난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2007 기업지배구조 국제심포지엄’에서 “최대주주와 소액주주가 서로 기대하는 주가 수준이 달라서 한국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어렵게 한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리 전무는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펀더멘탈이 좋은 곳인데, 대주주들은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문제”라며, “기업지배구조 개선에는 자본의 국적이 무관하고, 몇 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외국자본을 통해 안정적인 기업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리 전무는 “주주들이 자기 이익 보호에 소극적인 면도 크고, 기업경영진의 잘못된 행위를 규명하려는 연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으며, 많은 한국기업들이 저평가 상태인 점,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 제고 등으로 볼 때, 앞으로 많은 한국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희망적”이라고 전망했다.

리 전무는 지배구조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려면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포함한 효율적인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구성 ▶유능한 CFO 선임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 일치 ▶이해관계자들의 거래 감시 ▶투명한 배당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