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샷이 러프에 멈췄다.

홀까지 거리가 150야드 이상 되지만 그린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직접 공략하자'는 생각이 드는가 하면,'안전하게 돌아가자'(레이업)는 마음도 있다.

이때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린 앞에 해저드가 있는가

볼에서 홀에 이르는 플레이선,특히 그린 앞에 해저드(벙커·워터해저드)가 있는지 살핀다.

아무런 해저드가 없어 그린이 열려있을 경우 곧바로 그린을 노릴 수 있다.

이 경우 잘 맞지 않더라도 볼은 그린 앞 웨지거리에 멈출 것이므로 다음 샷에 파세이브 기회는 있다.

클럽은 페어웨이에서와 같은 것을 고른다.

러프이기 때문에 줄어든 '캐리'(떠가는 거리)는 낙하 후 상대적으로 많이 굴러가는 것으로 상쇄되는 까닭이다.

해저드가 가로놓여 있을 경우엔 '레이업'을 고려하라.샷이 조금이라도 짧거나 페어웨이에서처럼 충분히 뜨지 않으면 해저드에 빠질 수 있기 때문.그린 앞 좋아하는 거리에 볼을 갖다놓은 뒤 다음 샷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현명하다.

◆라이가 좋은가,나쁜가

러프이지만,볼이 풀잎에 올려져있어 클럽헤드가 볼밑을 파고들 정도라면 괜찮은 라이다.

이런 경우엔 볼도 뜨고 거리도 페어웨이에서만큼 난다.

다만,볼과 클럽사이에 풀이 끼여 스핀이 덜 먹음으로써 런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평상시보다 한 클럽 짧게 잡는다.

그 반면 볼을 충분히 띄우기 어려울 만큼 라이가 좋지 않다면 레이업을 택하는 것이 '빅 넘버'를 막는 길이다.

좋지 않은 라이에서 볼을 띄우려면 풀을 헤쳐나갈 만한 파워와 헤드 스피드가 필요하다.

그만한 자신이 없으면 로프트가 큰 클럽으로 볼을 페어웨이로 꺼낸 후 다음 샷으로 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 핀인가,뒤 핀인가

핀이 그린 앞쪽에 꽂혀있느냐,뒤쪽에 꽂혀있느냐에 따라서도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러프에서는 좀처럼 스핀을 먹일 수 없기 때문이다.

앞 핀이라면 레이업이,뒤 핀이라면 직접 공략이 유효한 전략이 될수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