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위 자동차회사인 크라이슬러가 6시간의 파업을 벌인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노사 합의안을 도출했다.

또 제너럴모터스(GM)의 조합원들도 노사 합의안을 승인해 자동차 노사협상은 포드자동차만 남겨두게 됐다.

크라이슬러와 UAW는 10일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잠정적인 노사 합의안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던 크라이슬러 노조는 파업 6시간 만인 오후 5시 파업을 종료했다.

크라이슬러 노사는 합의안의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GM의 노사 합의안과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회사 측이 수십억달러를 출연해 퇴직자의료비펀드(VEBA)를 만들되 기존 조합원들의 고용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이 기존 직원보다 임금이 적은 신입직원을 선발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사 측은 VEBA 설립 및 신입직원 선발로 인건비 부담을 어느 정도 덜게 된 반면 노조 측은 고용 안정을 일정 부분 보장받는 성과를 거뒀다.

UAW는 크라이슬러 조합원의 투표로 노사 합의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사협상을 타결한 GM은 이날 노사 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쳐 최종 승인을 얻었다.

투표에는 생산직 조합원 66%가 참여했다.

이로써 미 자동차 '빅3' 중 포드를 제외한 2개사의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올 자동차업계의 최대 변수였던 노사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관계자들은 포드의 노사협상도 GM과 크라이슬러와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포드가 작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다 2009년까지 적자 행진을 벌일 것으로 보여 VEBA에 대한 출연금 규모를 놓고 상당한 실랑이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어쨌든 미 자동차회사들은 4년 기한의 새 노사 협상안을 마련해 경쟁력 저하의 기본 요인으로 지적되던 퇴직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을 덜게 돼 길고 긴 경영위기에서 탈피할 계기를 잡게 됐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