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패션코드를 그대로 반영한 어린이 의류와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씨피컴퍼니 주니어·게스 키즈·폴로 보이즈·빈폴 키즈 등 '프리틴(preteen·10~13세 어린이들)'세대를 겨냥한 성인 브랜드의 키즈라인들이 백화점 아동복 매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린이용 아이섀도나 립스틱 같은 색조 화장품도 높은 판매율을 나타내고 있다.

어른을 따라하려는 어린이의 심리를 겨냥한 마케팅이 적중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아동복 코너에는 9월 한 달간 트렌치코트·재킷류가 4550여 품목,정장류는 1600여 품목이 각각 출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8%,44% 증가한 수치.유수경 G마켓 리빙&뷰티 사업실장은 "아동복 업체들이 트렌치코트에서부터 블라우스까지 성인복에서 유행하는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 사이즈만 줄인 제품들을 위주로 출시하고 있는데 판매도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들 성인복을 본뜬 아동복은 지난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특히 슬림하게 몸에 붙는 재킷은 지난달 주간 평균 3000벌,트렌치코트는 주 평균 3700벌이나 팔려 베스트셀러 품목에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백화점 매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게스 키즈,폴로 보이즈,빈폴 키즈 등 기존 성인 브랜드들의 유행 스타일을 그대로 옮긴 키즈라인 브랜드들이 아동복 매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선신 아동복 담당 MD는 "이 중에서도 폴로티·카디건·미니스커트·부츠처럼 아빠와 엄마들이 자주 입는 친숙한 스타일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프리틴 세대 아동복 시장의 급성장세에 힘입어 전체 아동복 시장은 2005년 1조5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으로 20% 성장했으며 올해에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커질 것으로 패션업계는 보고 있다.

심지어 바비코스메틱·미스몰리·마크윈 등 어린이 전용 화장품 브랜드까지 생겼다.

파우더,립글로스,네일,팩 등 어른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종류의 대부분이 어린이용 제품으로 나온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등 6곳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바비코스메틱은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0% 이상 증가했다.

화장품 업체 '스킨79'가 7월 출시한 어린이 전용 화장품 '드림걸즈비비크림'는 매달 25% 이상 판매량이 늘면서 9월 한 달간 3000여개나 판매됐다.

이 같은 현상은 디자인이 유치하게 느껴지는 아동복과 사이즈가 맞지 않아 입을 수 없는 성인복 사이의 괴리감을 메울 수 있도록 성인의 트렌드를 모방한 의류나 액세서리,화장품들을 내놓은 게 적중했기 때문이다.

더데이걸즈의 홍성도 브랜드 매니저는 "아동용품 시장에서 프리틴들의 구매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모와 유행에 관심이 많은 여자아이들은 TV 드라마나 인터넷 등 대중 매체에서 본 연예인들의 패션을 그대로 따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