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외국인 투자를 늘리기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1%포인트씩 낮추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싱가포르를 의식한 조치다.

도널드 창 홍콩 행정장관은 9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홍콩의 법인세는 종전 17.5%에서 16.5%로,소득세는 16%에서 15%로 각각 1%포인트씩 낮아진다.

바뀐 세율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경제 상황을 봐서 법인세의 추가 인하도 검토키로 했다.

창 장관은 취임 초기 "임기 5년 이내에 법인세를 15%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싱가포르와의 경쟁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올초 싱가포르가 법인세를 20%에서 18%로 2%포인트 낮춘 것이 홍콩의 세제 개편을 촉진했다는 분석이다.

창 장관은 이날 대대적인 사회기반시설 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320억달러(약 29조3000억원)를 쏟아부어 싱가포르 못지않은 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창 장관은 "경제 성장이 홍콩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번 사회기반시설 확충으로 매년 25만개의 일자리와 130억달러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창 장관의 발표에 홍콩 경제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홍콩 크레디트스위스의 동 타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계획이 홍콩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증시도 호재로 받아들였다.

항셍지수는 1%가량 오르며 29,000선에 육박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