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한국판 고이즈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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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우정(JP)그룹이 최근 돛을 올렸다.
정부 부처이던 우정성이 우정공사란 과도기를 거쳐 지주회사 및 4개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민간기업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우편예금 사업을 담당하는 유초은행은 자산 규모 226조엔의 세계최대은행이 됐고 간이보험 사업을 이양받은 간포생명보험은 자산규모 114조엔의 일본최대 보험사로 등장했다.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민간기업 출신들이 취임했다.
완전민영화를 위해선 정부주식 매각 등의 절차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고이즈미 개혁'의 상징으로 불리는 우정성 민영화가 이로써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철도 전화 전기 가스 분야에 이어 우정성 민영화까지 이뤄짐으로써 일본의 공기업 구조개혁은 이제 거의 마무리된 셈이다.
우정성 민영화는 사실 엄청난 어려움을 뚫고 이뤄진 것이다.
민영화가 실현되면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공무원들의 거센 저항이 끊이지 않았고 우정성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정치인들의 반발 또한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소신있게 밀어붙여 끝내 이를 성사시켰다.
민영화 법안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강수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공부문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성원이 든든한 뒷배경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정성 민영화에 대한 집념은 고이즈미를 근래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총리로 임기를 마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정성 민영화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은 참으로 착잡하다.
공기업 개혁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우리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까닭이다.
최근 드러난 공기업들의 행태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어떤 곳은 창립기념품으로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전 직원들에게 제공했고,어떤 곳은 총인건비의 2% 이내로 임금을 인상하라는 정부지침을 어기고 7%나 올렸으며,다른 곳은 노조전임자 수가 정부기준의 3배를 넘기도 했다.
이렇듯 제멋대로 경영을 하고 있는데 어찌 기업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 5년 동안 공기업 부채규모는 40조원 이상 늘어났고 2002년 34조원이던 정부지원금도 지난해 48조8000억원으로 44%나 증가했다고 한다.
공기업 부실을 메워주고 공기업 직원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혈세를 퍼붓고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메스를 가하기는커녕 낙하산 인사의 창구로 활용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정말 딱하다.
포스코 KT 두산중공업 등이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사례만 봐도 공기업 민영화의 필요성은 쉽게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정부가 한사코 수술을 거부하는 사이에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은 최고의 신랑신부감으로 자리를 굳혔다고 한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최고의 신랑감 자리를 몇 년째 독식하고 있는 데 이어 최고의 신부감에서도 교사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신분보장 임금 복지 등의 측면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직장이라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도 좋지만 국민 세금으로 이런 잔치를 벌인다면 그것은 정말 문제다.
공기업 개혁은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
새로운 지도자는 소신과 뚝심을 갖고 밀어붙이는 한국판 고이즈미가 돼야 한다.
과연 누가 확실한 개혁의지를 보이는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이봉구 논설위원 bklee@hankyung.com
정부 부처이던 우정성이 우정공사란 과도기를 거쳐 지주회사 및 4개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 민간기업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우편예금 사업을 담당하는 유초은행은 자산 규모 226조엔의 세계최대은행이 됐고 간이보험 사업을 이양받은 간포생명보험은 자산규모 114조엔의 일본최대 보험사로 등장했다.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민간기업 출신들이 취임했다.
완전민영화를 위해선 정부주식 매각 등의 절차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고이즈미 개혁'의 상징으로 불리는 우정성 민영화가 이로써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철도 전화 전기 가스 분야에 이어 우정성 민영화까지 이뤄짐으로써 일본의 공기업 구조개혁은 이제 거의 마무리된 셈이다.
우정성 민영화는 사실 엄청난 어려움을 뚫고 이뤄진 것이다.
민영화가 실현되면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뀌는 공무원들의 거센 저항이 끊이지 않았고 우정성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정치인들의 반발 또한 보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소신있게 밀어붙여 끝내 이를 성사시켰다.
민영화 법안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강수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공부문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성원이 든든한 뒷배경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정성 민영화에 대한 집념은 고이즈미를 근래 들어 가장 인기 있는 총리로 임기를 마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우정성 민영화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은 참으로 착잡하다.
공기업 개혁에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우리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까닭이다.
최근 드러난 공기업들의 행태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어떤 곳은 창립기념품으로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전 직원들에게 제공했고,어떤 곳은 총인건비의 2% 이내로 임금을 인상하라는 정부지침을 어기고 7%나 올렸으며,다른 곳은 노조전임자 수가 정부기준의 3배를 넘기도 했다.
이렇듯 제멋대로 경영을 하고 있는데 어찌 기업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 5년 동안 공기업 부채규모는 40조원 이상 늘어났고 2002년 34조원이던 정부지원금도 지난해 48조8000억원으로 44%나 증가했다고 한다.
공기업 부실을 메워주고 공기업 직원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느라 혈세를 퍼붓고 있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메스를 가하기는커녕 낙하산 인사의 창구로 활용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으니 정말 딱하다.
포스코 KT 두산중공업 등이 우량기업으로 탈바꿈한 사례만 봐도 공기업 민영화의 필요성은 쉽게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정부가 한사코 수술을 거부하는 사이에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은 최고의 신랑신부감으로 자리를 굳혔다고 한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최고의 신랑감 자리를 몇 년째 독식하고 있는 데 이어 최고의 신부감에서도 교사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신분보장 임금 복지 등의 측면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직장이라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도 좋지만 국민 세금으로 이런 잔치를 벌인다면 그것은 정말 문제다.
공기업 개혁은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
새로운 지도자는 소신과 뚝심을 갖고 밀어붙이는 한국판 고이즈미가 돼야 한다.
과연 누가 확실한 개혁의지를 보이는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이봉구 논설위원 b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