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고금리보통예금(일명 스윙계좌)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먼저 내놓은 기업 하나 우리은행 등이 인기몰이를 하자 그동안 이 상품의 도입을 망설였던 국민은행 등도 판매를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여기에다 기업은행은 기준을 완화하고 금리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8월13일 판매를 시작한 고금리 보통예금 'I PLAN 대한민국힘통장'에 이달 9일 현재 7만2000명이 가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상품은 월급통장에 잔액이 300만원을 웃돌 경우 3% 이상의 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이다.

구체적으로 300만원이 넘으면 연 3%,500만원이 넘으면 연 3.5%,1000만원을 웃돌면 연 4%의 이자가 지급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에 가입한 7만2000명 중 6만4500명은 신규 가입한 고객"이라며 "이는 기존 월급통장 20여만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통장의 잔액은 두 달여 만에 780억원가량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0일부터 판매한 'AMA 전자통장'에 한 달 만인 이달 10일 현재 1만6700명이 가입했으며 잔액은 550억원가량 늘었다.

이 상품은 월급통장에 잔액이 100만원을 넘으면,기간에 따라 연 4.0∼4.8%를 지급하는 MMDA(수시입출금식예금)에 이체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추석연휴 등을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며 연말까지는 잔액 기준으로 1500억원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의 경우 잔액이 100만원을 웃돌면 하나대투증권 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넘겨 연 4.7∼4.9%를 지급하는 '빅 팟 통장'을 판매 중이다.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1만800명이 5800억원을 이 통장에 맡겼다.

이와 관련,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보통예금을 언제라도 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며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어떤게 있을지 살펴보는 중이며 시장 상황 등을 봐가며 판매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미국과 영국의 씨티나 바클레이즈 등 대형 은행들도 증권사 CMA와 대항하기 위해 고금리 보통예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의 동참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급이자율이 0.1%대에 불과한 보통예금 등 요구불예금만 35조원에 이르고 월급통장은 120만개에 달한다.

한편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보통예금 통장의 최저 기준을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추고 금리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