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하루 순매수 금액이 1조6448억원.'

11일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에서 사상 최대 금액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을 잠시 어리둥절하게 했다.

이날 장 마감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91억원이었으나 시간 외 매매 등을 포함해 최종 집계된 금액은 무려 1조6448억원어치나 됐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 개장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처럼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이 컸던 것은 네덜란드 기업인 필립스전자가 보유 중인 LG필립스LCD의 주식 4640만주(12.97%)를 시간 외 대량 매매 방식으로 씨티뱅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매각주간사에 넘겼기 때문이다.

이들 주식은 향후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분산 매각될 예정이다.

필립스전자는 LG필립스LCD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취득한 것이 아니라 직접투자 방식으로 회사를 설립하면서 지분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외국인투자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필립스전자는 '기타 외국인'으로 분류되고 투자자별 매매동향 통계에서 제외된다.

반면 주식을 인수한 씨티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는 외국인으로 등록돼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날 대량 매매로 외국인에게 넘어간 LG필립스LCD 주식은 모두 2조149억원어치에 달한다.

따라서 실제 이날 외국인들은 오히려 370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