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올해도 노벨문학상 수상에서 탈락했다.

국내 문단에서는 내심 기대를 했지만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고은 시인의 수상 가능성은 2000년 들어 거의 매년 제기돼 왔다.

동양적 선(禪)을 바탕으로 한 시풍과 민주화 운동 경력이 수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1999년부터 미국 하버드대와 버클리대 연구 및 초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2005년에는 수상 발표일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이번에는 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지만 결국 영국 극작가 해롤드 핀터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작년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에게 밀리고 말았다.

고은 시인은 작년 발표 당일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닌 듯 합니다.

타인의 향연을 축하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미국의 필립 로스 등과 경합을 벌였지만 의외의 복병인 영국의 도리스 레싱에게 상을 내주고 말았다.

문학계에서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한국문학을 해외에 더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작품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지도가 떨어지면 수상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한국 작품을 주요 언어로 번역하고 해외에서 출판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