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주간지 포브스의 인터넷판에 실린 '21세기 최악의 직업'에 관한 기사는 흥미롭다.

미국 노동부 조사를 토대로 한 이 직업 전망에서 '나쁜 직업'은 일자리가 줄어들 직업이다.

이런 직업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연봉 등 각종 보상이 적어지고 퇴출 압력이 생기는 등 인기가 없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처럼 미래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분야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우선 성장이 멈추거나 위축되는 산업의 직업들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제조업의 위축과 맞물리면서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에 와 있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공무원과 공기업 선호 현상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이다.

정부 업무를 민간으로 넘기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공무원이나 공기업의 일자리가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기계화와 자동화가 진전되는 분야 역시 전망 없는 직업군에 속한다.

특히 인터넷의 확산은 인기 직업을 대거 몰락시키고 있다.

온라인 매체가 증가하는 언론,인터넷 예약 비중이 커지고 있는 보험과 여행,아웃소싱이 증가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분야는 이 분야 직업의 선호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반대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직업은 대부분 성장 산업에 속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비스 산업이다.

변호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의 전문직은 계속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다.

전처럼 자격증만 따면 은퇴 때까지 고소득이 보장되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유망한 직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과 물류,유통,패션,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직업도 지속적인 일자리 증가가 예상된다.

두 번째로 평균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는 의료와 복지,교육 분야의 직업들이다.

수명 연장은 의료와 복지산업을 급성장시키고 있다.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의료와 복지는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떠올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의료와 복지는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자본과 고급 인력들을 빨아들이는 대표적인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이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젊었을 때 배운 지식과 기술로는 변화한 업무환경 적응이 어렵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재교육이 필요해진다.

최근 성인 교육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급증하면서 잡 마켓에서는 교육사업 기획이나 교육콘텐츠 개발 등 교육 전문가들의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세 번째는 프리미엄 서비스 관련 직업들이다.

산업의 사양화로 전체 일자리는 줄고 있지만 고급직무 수요는 증가하는 직업들이 많다.

기성복의 증가로 의상 디자이너의 수요가 크게 줄었음에도 고급 패션디자이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보험상품과 여행상품의 전체 판매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자산 관리나 고급휴양 설계 등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수요는 늘고 있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