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박모씨(부천시 소사동)는 2주 전 새벽에 시작된 가슴통증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갑자기 가슴이 찢어질 듯한 통증이 밀려오더니 호흡이 곤란해졌다.

생명의 위협을 직감한 그는 서둘러 부천세종병원에 도착했다.

검사해보니 심장 관상동맥 3개가 막혀있었다.

조금만 지체했으면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위급한 상황이었다.

이 병원에 심장내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상주해있는 건 천만다행이었다.

신속한 진단과 수술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심장관상동맥질환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기 전에 가급적 빨리 병원에 도착해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심근경색의 경우 발병 후 6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더라도 효과가 크게 감소해 후유증이 남는다.

12시간을 넘기면 심장근육이 심한 손상을 받아 회복불능의 상태가 된다.

따라서 발병 후 6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개통하는 게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2005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을 찾은 급성심근경색 환자 가운데 제때 치료받은 사람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부천세종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심혈관 전문병원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연중 무휴,하루 24시간 심장내과 및 흉부외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진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응급 콜'시스템을 운영하는 것과 다르다.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면 인턴 레지던트 등이 먼저 진찰해본 다음 심각한 경우에만 전문의를 호출하는 콜 시스템은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리게 마련이다.

이에 반해 세종병원은 심혈관 전문 의료진이 환자가 오자마자 진료를 시작해 필요하면 곧바로 수술에 들어간다.

이 병원 박영관 이사장은 "1982년 개원 당시부터 24시간 상주시스템을 운영해왔다"며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심장수술 성공률은 99%로 국내 대학병원의 95∼99%에 못지 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환자가 몰려와 지난해엔 1300여건의 심장수술을 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