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볼이 코스 위를 지나가는 전깃줄(동력선)이나 코스에 설치된 '애드벌룬'에 맞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11일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도중 좀처럼 보기드문 일이 발생했다.

조철상(49)이 17번홀(파4·길이490야드)에서 세컨드샷을 한 볼이 10번홀과 17번홀 사이 워터해저드 상공에 설치된 애드벌룬에 맞고 물속에 빠져버린 것.조철상은 경기위원을 불러 "어떻게 해야 하느냐.다시 칠 수 없느냐"고 했으나 "워터해저드 처리를 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조철상은 그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 말았다.

제일·코리아·파인크리크CC 등처럼 코스를 가로지르는 전깃줄에 친 볼이 맞을 경우 골프장 측에서 로컬룰로 다시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대회를 할 때 임시로 설치하는 천막,스코어보드,관람석,TV중계탑,이동식화장실 등에 대해서는 경기위원회에서 역시 로컬룰에 '움직일수 없는 임시장해물'로 규정,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조철상의 경우와 같은 애드벌룬이다.

이번 대회에서 애드벌룬에 대해서는 구제 여부가 명시되지 않았다.

애드벌룬이 높이 설치된 데다,볼이 애드벌룬을 맞힌 사례가 없었기 때문.17번홀은 이번 대회를 위해 티잉그라운드를 뒤로 60야드나 빼 길이를 크게 늘렸다.

그런데다 왼쪽 그린을 쓰다보니 대부분 선수들은 세컨드샷을 해저드를 가로질러 쳐야 한다.

친 볼이 애드벌룬을 맞힐 가능성이 있었던 것.조철상도 홀까지 230야드 정도를 남기고 해저드를 가로질러 스푼 세컨드샷을 했고 그것이 애드벌룬 아래를 맞힌 것이다.

로컬룰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철상은 경기위원의 판정대로 워터해저드 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코스가 길어지면서 그린공략 각도가 달라졌다면,경기위원회에서는 당연히 볼이 애드벌룬을 맞힐 수도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로컬룰을 정해야 하지 않았을까.

선수가 샷을 하기 전에 '내 볼이 저 애드벌룬을 맞힐수 있으므로 다른 곳에 드롭하고 치겠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위원회의 무성의로 조철상만 억울하게 됐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