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으로 지난 1년간 펼쳐온 '한사랑 나눔캠페인'이 직장인들의 기부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수재민돕기처럼 사안별로 모금하거나 총무부서에서 일정액을 갹출해 회사별로 기부하는 이벤트성 성금모금과는 달리, 개인별로 매달 일정액을 설정해 기부하는 장기 실천형 나눔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경과 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0월12일부터 큰 사랑을 나누자는 뜻으로 매달 12일을 나눔의날로 정해 한사랑나눔캠페인을 벌여왔다.

이 캠페인은 매월 기부자가 약정한 후원금이 급여에서 자동공제돼 정기적으로 기부되는 직장ㆍ단체 모금 운동이다.

1년 캠페인이 마감된 12일 현재 148개 기업 및 단체에서 모두 7만1894명이 참여, 31억700만원의 정기 기부금을 모았다.

한사랑나눔캠페인은 자신이 직접 연간 모금액을 정하고 매달 나눠내는 형식이어서 의무감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동기가 강한 캠페인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 초등학교 교사와 강원도 119구조대원부터 서울의 대기업 임직원에 이르기까지 참여의 폭이 어느 모금 캠페인보다 넓었다.

기부액이 가장 많은 곳은 충청남도 교육청으로 1만8255명이 모두 6억6000만원을 기부키로 했으며 SC제일은행 5억9566만원,대전광역시 교육청 2억7490만원 순이었다. 기업은행,코스트코코리아,우리은행,삼일회계법인 등도 연 1억원 이상 기부키로 약정을 맺었다.

한국경제신문사는 언론사 가운데 가장 많은 2604만원을 기부했고 열린우리당(약정일 기준) 국회의원 69명은 세비의 1%를 모으기로 했다. 전주지방검찰청은 검사 20명이 매월 26만원을 내기로 했다. 이 밖에 성동노인복지관,경북농협봉사회,제3군수지원사령부,속초소방서 119구조대 등 다양한 기관에서 나눔을 함께 했다. 나눔에는 대중소기업이 따로 없었다. 대우증권,SK에너지,GS칼텍스 등 대기업들과 주성엔지니어링 아디이스 등 중소기업들이 대거 캠페인에 동참했다. 미국계 할인점 코스트코코리아에서는 미국인 대표인 프리스톤 드래퍼씨가 연간 600만원을 기부키로 하는 등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해 주목을 받았다. 드래퍼 대표가 앞장서면서 이 회사 직원들이 한사랑나눔캠페인을 알게 됐고 그 이후에만 241명의 직원이 추가로 기부를 약정하기도 했다.

전국적인 모금 캠페인이었지만 지역적인 특색도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에서는 초등학교 4곳이 동반 신청을 했고 영남 지역에서는 의료기관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전북 정읍시는 민관이 모금을 위해 뜻을 같이한 사례다.

강광 정읍시장부터 각 읍ㆍ면ㆍ동사무소 말단직원까지 90% 이상의 공무원이 모금운동에 참여했고 이에 자극받은 시민들도 모금에 동참했다. 공무원 865명과 시민 176명이 매년 약정액을 영구적으로 기부키로 다짐했다.

공동모금회 서영일 자원개발팀장은 "1년간 벌인 개인기부캠페인으로는 참여자 수와 기부금액에서 최고 기록"이라며 "앞으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외된 빈곤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가족단위로 기부하는'한사랑가족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