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은 지고,안젤라는 뜨고.'

미국 LPGA투어에서 주목받는 두 명의 한국 교포 안젤라 박(19)과 미셸 위(18)가 프로 무대 첫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과 미국 교포인 미셸 위는 12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GC(파72·6645야드)에서 열린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버디 7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만 범한 안젤라는 5언더파 67타로 폴라 크리머(미국)와 공동선두에 올랐지만 미셸은 버디 2개에 더블보기 1개，보기 7개로 7오버파 79타를 쳐 출전 선수 20명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8번홀을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러 가는 길목에서 안젤라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만 미셸의 표정은 어두웠다.

1위 자격으로 인터뷰에 응한 안젤라에게 "미셸과 함께 경기를 치러보니 어떠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안젤라 박은 "아마추어 때 US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 때 두 차례 경기를 한 적이 있다"며 "처음에는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오늘은 자신있게 치니까 어떤 때는 드라이버샷이 더 나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2，3번홀 연속 버디를 하면서 마음이 편해졌다"며 "미셸이 샷을 할 때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내 경기에만 몰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자꾸 미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안젤라는 "이제 미셸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자르기도 했다.

미셸 위는 드라이버샷이 사방으로 날아가고 그린에서는 쩔쩔 매는 모습이 여전했다.

이날 페어웨이에 볼을 떨어뜨린 것은 고작 여섯 차례에 그쳤다.

퍼팅(총 퍼팅수 37개)도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퍼팅을 할 때마다 들어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들어가더라.티샷도 사방으로 날아다녔고 아무튼 엉망인 하루였다"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날 18번째 생일을 맞은 미셸은 "생일인데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빨리 가서 숙제를 해야 한다.

읽어야 할 과제물이 너무 많다"고 대답했다.

김미현(30·KTF)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김미현은 10번홀까지 버디없이 보기 2개에 그쳤으나 11번홀부터 18번홀까지 8개홀에서 6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박세리(30·CJ)와 장정(27·기업은행)도 나란히 3언더파 69타 공동 6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