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최고 기밀 등급으로 분류해놓은 핵심 철강 제조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됐다.

당장이라도 전체 공정을 재연할 수 있을 만큼 방대한 기밀 자료가 넘어갔으며 이로 인해 향후 5년간 2조8000억원의 손실이 우려된다.

대구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종원)는 12일 포스코의 고부가가치 철강재 제조기술을 빼내 중국 철강회사에 팔아 거액을 챙긴 혐의로 기술컨설팅 업체 대표 L씨(52)와 전무인 또다른 L씨(49)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포스코 기술개발실과 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각각 근무하다 지난해 8월 퇴사하면서 핵심 철강재 제조기술이 담긴 1048개의 컴퓨터 자료파일과 조업 노하우 등이 담긴 책자를 가지고 나왔다.

이들은 빼내온 기밀 자료를 지난 5월 포스코의 경쟁사인 중국의 모 철강사에 50억원을 받기로 하고 넘겼다.

검찰 조사 결과,이들은 중국 회사로부터 실제 약정금의 일부인 13억9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은 포스코가 1996년부터 10년 동안 150명의 연구 인력과 450억여원을 투입해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이 때문에 관련 기술을 최고 보안등급 기밀로 분류해 외부 유출을 엄격하게 관리해 왔다.

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 건의 경우 사실상 관련 기술 전체를 망라하는 파일과 노하우가 무단 유출돼 포스코의 관련 철강재 제조공장 전체를 그대로 재구성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k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