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휴대폰·액정표시장치(LCD) 등 3대 주력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올렸다.

매출은 1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이후 세 분기 만에 2조원대를 회복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증권가의 평균 전망치(1조70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를 넘어선 드림 어닝(꿈의 실적)'이라고 자평했다.

상반기 내내 반도체 업황 악화로 고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안정되고 휴대폰·LCD의 판매 호조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적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12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 3분기(본사 기준)에 △매출 16조6800억원 △영업이익 2조700억원 △순이익 2조19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에 비해 매출은 14% 늘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분기보다 각각 127%와 54% 증가했다.

해외법인 연결 기준으로는 디지털미디어(DM) 생활가전 등 5개 사업 부문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2조7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개선은 반도체와 휴대폰,LCD 패널 등 3대 핵심 사업의 매출과 수익률이 두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한 데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은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7000억원)를 뛰어넘는 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8%에서 18%로 급등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삼성전자가 범용 제품보다는 그래픽 D램과 모바일 D램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가격 급락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휴대폰 부문은 분기 사상 최대인 4260만대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전분기 대비 67% 증가한 5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8%에서 12%로 상승했다.

또 LCD 패널은 3분기에 6700억원의 영업이익(이익률 17%)을 올리면서 2004년 2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다.

DM과 생활가전도 해외 연결 기준으로 각각 2400억원과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실적"이라며 "4분기에도 크리스마스 특수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휴대폰 LCD패널 디지털TV 등 전 부문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주 부사장은 "특히 반도체는 연말까지 초과공급 상황이 계속되겠지만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명/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