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보통신 분야가 기술종속에서 벗어나 로열티(수입 기술료)를 받는 선진국 구조로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세계 최초로 3.6Gbps 속도를 낼 수 있는 4세대 무선전송시스템을 개발한 것처럼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등 한국의 원천기술이 속속 세계 표준으로 인정됨에 따라 로열티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

한 예로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솔루션 전문벤처기업인 네오엠텔은 이미지나 간단한 동영상을 휴대전화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자사의 원천기술인 화상ㆍ동영상 압축 및 전송 솔루션인 SIS(Simple Image Solution)로 지난해 미국 퀄컴사에서 전체 매출 102억원의 31.4%인 32억5천만원을 받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ETRI도 미국 퀄컴과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상용화 기술을 공동개발하면서 지난 1992년 체결한 합의서에 따라 퀄컴으로부터 기술 로열티를 받고 있다.

ETRI의 지난해 전체 로열티 수입은 511억원 정도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2002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은 총 111건의 국제표준특허를 확보했으며, 특히 투자액 대비 로열티로 측정한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의 연구 생산성은 지난해 10.5%로 미국의 공공 연구개발(R&D) 연구생산성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2000년 로열티 사용료 수입은 6억9천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6년에는 국내 기업들의 로열티 수입은 20억1천만달러로 대외지급액 44억9천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했다.

6년만에 3배인 20억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올 1~7월 특허권 등의 사용료 수입액은 12억3천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한 반면 특허권 등의 사용료 해외지출액은 27억8천만 달러로 이 기간 중 1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통부는 이에 따라 3세대(G) 이동통신 시스템, 기가급 디지털 케이블 송수신 시스템, 휴대전화 RFID 리더 등 주요 R&D 과제를 계속 지원하고, DVB-H(노키아 주도), MediaFLO(퀄컴 주도) 등과 함께 치열한 국제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휴대 방송 분야에서 DMB 기술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이번주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총회에서 6번째 IMT-2000 표준안으로 상정될 와이브로(WiBro)가 국제표준으로 최종 채택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정통부는 내년도 IT신성장동력 기술개발 사업에 총 4천673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 기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