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주식만큼 인기를 끄는 투자대상도 없는 것 같다.

특히 우리 국민들이 투자원금 대비 중국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이는 것은 세계 증시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당분간 중국 증시는 계속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가 한번 탄력을 받으면 어지간한 악재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한번 낀 거품은 언젠가는 반드시 꺼진다'(boom&burst)는 자산시장 이론을 토대로 앞으로 중국 증시에 복병이 될 수 있는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11%가 넘는 높은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실제 성장률에서 잠재 성장률을 뺀 총수요 갭(GDP갭)이 3%포인트가 넘는 상황에서는 높아지는 인플레 압력 때문에 긴축정책은 갈수록 강도있게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더욱이 그동안 경쟁력과 인플레 안정에 기여해 왔던 비용요인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점을 두 번째 복병으로 꼽고 있다.

이미 근로자 임금상승률과 기준금리가 각각 13%,7%대에 도달한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는 것이 중국 기업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세 번째로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중국 정부의 애국주의 혹은 국수주의 성향이다.

경제주권과 성장 과실을 중국 국민들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외국인이 기간산업과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기업 주식을 일정수준 이상 매입할 수 없는 조치 등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대외적으로는 높아진 위상을 활용해 인접국에 세력을 강화하는 중화주의(Pax Sinica) 움직임도 중국 증시에 언제든지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미국 등 선진국과의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로는 적격 국내개인투자자(QDII)와 국내개인투자자(DII) 확대를 통해 중국 국민들의 홍콩 주식 매입을 가능하게 된 점을 꼽고 있다.

현재 중국의 'A'증시와 홍콩의 'H'증시에 동시 상장된 주식의 밸류에이션 갭이 50%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본토 자금의 홍콩 유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이들의 예상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영향도 중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여섯 번째 복병으로 꼽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교역확대로 종전보다 미국의 영향은 줄어들었지만 미국 경기가 경착륙되면 중국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국민들의 투기성향이다.

세계 어느 국민보다 군집성향이 강해 지금처럼 경기와 증시간의 선순환이 발생하면 주가가 크게 오르지만 악순환 국면으로 전환하면 한꺼번에 보유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처럼 시황이 좋을 때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는 좋은 말이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기 예측론자인 웨슬리 미첼은 증시가 온갖 '낙관론' 일색의 장밋빛 상황에서는 '낙관론의 위기(crisis of prosperity)' 뒤에 반드시 찾아오는 '비관론의 오류(error of pessimism)'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일찍이 경고했다.

이를 요약하면 "그릇된 낙관론이 위기에 봉착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이 과정에서 비관론을 낳는다.

새로 탄생한 비관론은 신생아가 아니라 거인의 위력을 발휘한다.

주가의 급격한 상승은 필연적으로 강한 감성적인 흥분을 유발하고,흥분한 사람들은 또 다른 흥분상태로 전이된다.

이 때문에 주가가 일단 고개를 숙이면 가라앉는 속도는 그만큼 빠르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국 주식 투자자들이 한번쯤은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