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유세서도 여성관련 정책 전면 부각
NYT, 흑인여성 오바마-클린턴 사이에서 갈등


미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으로 백악관 입성을 꿈꾸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뉴욕) 상원 의원은 최근 여성들의 지지에 한껏 고무돼 여성 관련 정책을 선거유세 과정에서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클린턴 의원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른 남성후보들과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달리자 미국인들이 여성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질문을 피하기보다 이런 질문을 공개적으로 수용해 예상보다 더 페미니스트 지향의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클린턴 의원은 여성 후보에 대한 우려를 희석하기보다는 여성들에게 더 다가가려 함으로써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보다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더 가까운 페미니스트 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클린턴 의원은 이번 주부터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조하기 위해서 15일 뉴욕에서 연설하고 바로 뒷날인 16일에는 뉴햄프셔에서 여성들과 관련 정책제안들을 밝힐 계획이고 17일에는 여성들을 겨냥한 선거모금행사도 벌일 계획이다.

클린턴 의원은 "90대 할머니 중 한 명이 자신에게 다가와 자신이 나이가 95세인데 나는 여성들이 선거권을 갖기 전에 때어났지만 여성의 백악관 입성을 볼 수 있을 만큼 오래 살게 될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가장 감동적이었다"는 선거 유세과정의 일화까지 소개하면서 여성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소개했다.

클린턴 의원은 최근 포스트-ABC 뉴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여성들로부터 57%의 지지를 얻어 15%와 13%의 지지를 각각 얻은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과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을 압도한 바 있다.

이처럼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가 선거 판세에 변수로 등장함에 따라 클린턴과 오바마 의원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미용실에서 흑인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의원 측이 흑인 유권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여성들이 주로 찾는 미용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성,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흑인여성들의 표심이 여전히 분열된 상태라고 전했다.

흑인 유권자의 지지성향에 대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흑인 남성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의원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흑인 여성들은 오바마와 클린턴 의원 지지세로 양분된 상태이다.

뉴욕타임스는 흑인인구 많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패할 경우, 경선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바마 의원이 흑인여성 표심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흑인 여성이 자신도 여성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쉽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클린턴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오바마 의원의 인지도와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이 오바마를 보호하는 것이라는 남부 흑인들의 특이한 정서도 깔려 있다면서 흑인이자 여성인 흑인 여성들이 여전히 오바마와 클린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