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지난 6월초 이후 최저가인 6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달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하락했고, 이 기간에만 주가하락률은 12%에 이른다.

미국, 중국 등 해외 거점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이같은 큰 폭의 주가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 판단이다.

향후 추세적인 주가상승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우선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오전 10시45분 현재 현대차는 3거래일 연속 하락, 전날보다 2.10% 떨어진 6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올 연초 14조8천여억원에서 현재는 14조2천여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POSCO나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등 다른 굴뚝주가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시총순위에서 현대차는 연초 9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고, 이제는 10위마저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한때 두산중공업에 10위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최근 양호한 내수판매와 국내공장 원가절감 활동 등으로 인해 이익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를 두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해외 거점시장에서의 부진이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내수시장은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현재 주거점 시장에서의 판매부진과 가동률 하락이 장기 성장성에 대한 낙관적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주가하락으로 인해 저평가 메리트는 발생했지만,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해외부문에서 의미있는 실적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시장에서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도 밝혔다.

글로벌 경쟁심화라는 공통의 요인 외에도 중국은 공급과잉이, 미국은 수요부진이 시장환경 약화의 주된 이유라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지난 9월까지 중국시장 수요는 전년대비 약 2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현대차의 중국판매는 16만7000대로 오히려 21% 감소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해 북경현대는 차량 가격을 10%가량 인하키로 결정했지만, 엘란트라를 제외하면 가격인하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시장은 주택경기 부진에 따른 시장 수요 위축으로 판매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조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1~9월 미국판매는 35만대로 전년대비 0.2% 감소했고, 싼타페와 베라크루즈 등 신차효과를 고려해도 규모면에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올들어 쏘나타 판매가 19.6% 감소하면서 美 알라바마(HMMA) 공장의 가동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적정주가도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조 연구위원은 이날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2008F 적정 PBR 15% 하향)를 반영, 적정주가를 기존 10만6000원에서 8만5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