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변호사들의 모임인 '세계한인변호사대회(IAKL·International Association of Korean Lawyer)가 12∼13일 건국대에서 열렸다.
미국 일본 브라질 벨기에 등 15개 국가에서 참여한 300여명의 한인 변호사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동반 성장과 국내 기업 해외 진출의 법률적 뒷받침에 한목소리를 냈다.
2만여명 독일 교민 가운데 20여명의 한인 변호사가 있다고 소개한 정하성 변호사(44)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법률적 도움을 주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600여명의 벨기에 교민 가운데 유일한 한인 변호사인 박찬 변호사(34)는 "베네룩스(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 6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고 있다"며 "한국 관련 업무 비중이 30%에 달한다"고 말했다.
7∼8명의 한국계 변호사가 아르헨티나 2만여명 교민의 법률 대리를 하고 있다고 밝힌 양호인 변호사(33)는 "아르헨티나 정부로부터 반덤핑 판정을 당한 KP케미칼 동국무역 등 한국 섬유업체를 대리해 승소했을 때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며 "한국 기업들의 세계 진출에 우리가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홍우 IAKL 회장(법무법인 미래 변호사)은 "국내 기업이 세계 각국에 진출할 때 현지의 한인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 산재한 400여 회원들도 동질감을 느끼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7만여명의 브라질 교민 가운데 유일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인 조인희 변호사(43)는"어린 나이에 이민와 언어장애를 극복하는 등 어렵게 변호사로 성장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동질감도 느껴지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형성된다"고 말했다.
회원수 2500명인 뉴욕한인변호사회 회장인 찰스 윤 변호사(44)도 "뉴욕 소재 40만 한인들의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면서 한인 변호사들의 법률 자문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인 변호사들은 로스쿨제도와 국민참여재판 등 한국의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다국적 기업 필립스의 사내변호사인 케네스 조 변호사(43)는 "로스쿨은 법조인의 다양성을 확보할 좋은 제도"라며 "사내변호사로도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5년제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1년 동안 6개의 시험을 통과해야 변호사가 될 수 있다고 소개한 양 변호사는 "대학을 5년 안에 졸업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하다"며 "한국도 교육과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