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에서 5% 할인되고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제공됩니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는 최대 30%까지 깎아줍니다."

회사원 박이섭씨(가명)는 카드사 상담원이 들려주는 파격적인 혜택에 귀가 솔깃해 덜컥 카드를 신청했다.

하지만 막상 몇 달 동안 이 카드를 사용해 보니 할인 혜택이 보잘 것 없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한 달에 할인받을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카드 연회비를 낸 상태니 최고 할인율 같은 겉포장에 속은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그럴 듯한 미끼로 고객을 낚는 이른바 '낚시카드'를 어떻게 구별해낼 수 있을까.


◆할인율보다 할인 한도에 주목하라

낚시카드의 일반적인 수법은 수십가지의 할인 항목을 나열하는 것이다.

할인되는 가맹점도 주요 병원과 음식점,대형 할인마트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모두 할인받을 수 있는 총 한도는 5000원.할인율이 5%라고 가정하면 해당 가맹점에서 10만원을 쓰든,30만원을 쓰든 할인받는 금액은 5000원으로 같다.

대부분의 낚시카드들은 한 달에 할인받을 수 있는 총 할인 한도를 연회비 이하로 묶어두고 있다.

따라서 할인되는 항목이 수십가지이면서 1개월 할인 한도가 연회비 이하인 카드는 실속이 없는 낚시카드일 확률이 높다.

총 할인 한도뿐 아니라 한 달에 가맹점별로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이나 횟수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20% 할인된다고 해 놓고 1개월 할인 한도를 1만원 이하로 정해 놓은 카드라면 할인 혜택이 평균 이하라고 볼 수 있다.

영화 할인 카드도 횟수가 월 1회로 제한돼 있다면 효용성이 떨어진다.

◆요건 까다로운 카드 선별해야

할인율이 높고 월 할인 한도도 연회비를 초과하는 카드가 있다면 그 다음 살펴 봐야 할 것이 할인을 받기 위해 정해 놓은 실적 요건이다.

아무 조건 없이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가 제일 좋겠지만 요즘 그런 카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일단 전달 사용액이 10만원 이상이거나 3개월간 30만원 이상을 결제하면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는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전달에 3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사용할 때는 손익계산을 충분히 해 봐야 한다.

가령 영화관에서 최대 1만2000원을 할인해준다고 하지만 그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면 그 카드는 낚시카드에 가깝다.

◆포인트 사용처도 따져라


할인율 외에 포인트 적립률에도 현혹되기 쉽다.

'최대 10%포인트 적립' 같은 문구에 넘어가지 말고 평균 적립률이 업계 평균(사용액의 0.4%) 이상인지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

또 1포인트가 1원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포인트 적립률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

포인트 사용처도 따져 봐야 한다.

포인트만 잔뜩 쌓아주고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곳이 없는 카드가 대표적인 낚시카드이기 때문이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