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시가총액(12조6894억원)에서 KT(12조2963억원)를 추월하면서 정보기술(IT) 대표 기업 간 세대교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구글의 시가총액이 전통산업의 간판 기업인 코카콜라 IBM 등을 앞지른 가운데 국내에서는 NHN이 구 경제의 핵심인 기간통신업체를 시가총액에서 앞서며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NHN의 거침없는 성장세는 애널리스트는 물론 회사 경영진조차 가늠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를 보이고 있다.

NHN 경영진은 지난 7월 주당 13만8000원에 대거 스톡옵션을 행사했으나 이후 주가는 100% 가까이 급등했다.

올 들어 매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보여 애널리스트들이 잇달아 목표가와 전망치를 수정하는 해프닝도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포털 랠리 최대 수혜

NHN은 불과 1년 만에 시가총액이 200% 가까이 급증하며 국내 인터넷산업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1000여개사가 상장된 코스닥시장에서 NHN의 시총 비중은 11.56%에 달해 2위인 LG텔레콤(2.4%)의 거의 5배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NHN의 고성장세는 국내 검색시장에서의 절대적 지배력과 일본 중국 등 해외법인의 수익 가시화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NHN은 현재 국내 검색시장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2001년 38.5%였던 광고매출 비중이 지난해에는 68.7%로 늘었으며 내년에는 70.8%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40% 선인 영업이익률이 내년에는 처음으로 50%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HN은 수익률과 서비스 포트폴리오에서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구글 야후재팬을 능가하고 있어 글로벌 포털랠리의 최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음 목표는 SK텔레콤

NHN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SK텔레콤도 시가총액 규모에서 사정권이라는 공격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면에서는 여전히 10분의 1 수준이나 주가를 반영하는 주당 순이익(EPS) 성장률과 수익성에서는 SK텔레콤을 크게 앞서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15일 현재 NHN과 SK텔레콤의 시가총액 격차는 6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주가가 올 들어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어 NHN 주가가 40만원대에 도달하면 시가총액이 엇비슷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NHN의 향후 2년간 연평균 EPS 증가율이 평균 38.4%로 SK텔레콤의 9.9%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일 처음으로 30만원대가 등장했던 목표주가도 35만원 선까지 올라선 만큼 40만원대도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이날 NHN의 목표가를 35만1000원으로 올린 굿모닝신한증권은 시장지배력과 현금 창출 능력 등을 고려,구글과 동등한 주당 EBITDA(세전 영업이익) 배율을 적용했다.

이 증권사 최경진 연구원은 "EPS 평균 성장률이 구글의 24.4%를 앞선다"며 "압도적인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과 일본 검색시장 진출 등을 고려할 때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