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외교정책의 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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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없다.
기대할 것 없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15일 냉담하게 한 말이다.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 외교장관이 곧 모이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교부 장관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6개국 외교장관 회담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또 하나의 '빅 이벤트' 중 첫머리에 있다.
그 다음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이고,종전 선언을 위한 3~4개국 정상 회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는 구상이다.
청와대가 현 정부 임기 내 가능하다며 의욕을 보인 데 반해 송 장관 말대로라면 정상회담은커녕 6개국 외교장관회담까지 연내 개최가 불확실하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 외교부 직원은 "미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미국과 북한이 참여하는 각종 이벤트는 양측이 합의한 사안인데 한국 정부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미국 정부가 반응을 안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정부가 '미국 입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며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이벤트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핵폐기를 강조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정상들의 종전 개시 선언'과 같은 합의되지 않은 아이디어까지 내놓고 있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의 외교정책은 임기를 넉달 남기고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이 다른 곳에서도 노출된다.
소말리아에서는 한국인 어부 4명에 대한 석방 협상이 난항 중이다.
이번에는 몸값을 어느 부처에서 조달할지가 문제가 됐다.
탈레반 인질 사태 때 협상은 같이하고도 외교부가 "테러행위에 보상하지 않겠다"며 대외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반면 국정원장이 전면에 나서고 청와대가 국정원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통에 쌓였던 부처 간 감정이 표출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어부들은 소말리아의 납치 사업꾼들에게 억류된 지 154일이 됐고 국내외 언론에는 한국 정부가 탈레반에 1000만달러를 줬다느니 소말리아에는 100만달러 이상을 줄 것이라느니 하는 보도가 나오며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정지영 정치부 기자 cool@hankyung.com
기대할 것 없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15일 냉담하게 한 말이다.
남북한과 미·일·중·러 6개국 외교장관이 곧 모이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교부 장관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6개국 외교장관 회담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또 하나의 '빅 이벤트' 중 첫머리에 있다.
그 다음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4개국 외교장관 회담이고,종전 선언을 위한 3~4개국 정상 회담으로 대미를 장식한다는 구상이다.
청와대가 현 정부 임기 내 가능하다며 의욕을 보인 데 반해 송 장관 말대로라면 정상회담은커녕 6개국 외교장관회담까지 연내 개최가 불확실하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한 외교부 직원은 "미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미국과 북한이 참여하는 각종 이벤트는 양측이 합의한 사안인데 한국 정부가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미국 정부가 반응을 안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정부가 '미국 입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에 대해 우려를 내비치며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이벤트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핵폐기를 강조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정상들의 종전 개시 선언'과 같은 합의되지 않은 아이디어까지 내놓고 있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의 외교정책은 임기를 넉달 남기고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이 다른 곳에서도 노출된다.
소말리아에서는 한국인 어부 4명에 대한 석방 협상이 난항 중이다.
이번에는 몸값을 어느 부처에서 조달할지가 문제가 됐다.
탈레반 인질 사태 때 협상은 같이하고도 외교부가 "테러행위에 보상하지 않겠다"며 대외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반면 국정원장이 전면에 나서고 청와대가 국정원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통에 쌓였던 부처 간 감정이 표출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어부들은 소말리아의 납치 사업꾼들에게 억류된 지 154일이 됐고 국내외 언론에는 한국 정부가 탈레반에 1000만달러를 줬다느니 소말리아에는 100만달러 이상을 줄 것이라느니 하는 보도가 나오며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정지영 정치부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