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에서 자동차 비관세 장벽과 관련,기존 요구 조건과 다른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EU 측이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자동차 기술표준 102개를 받아들이라는 기존의 요구를 변경해 제시했다"면서 "새로운 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측은 우리의 기존 자동차 기술표준을 인정해 주는 대신 UNECE의 기술표준 가운데 국제적으로 인정된 부분은 수용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이와 관련,한·미 FTA 타결로 미국 표준을 상당 부분 수용한 만큼 이와 상충되는 내용이 담긴 EU의 절충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분야 비관세 장벽은 지난 3차 협상에서 한·EU FTA 상품 양허(개방) 분야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EU 측은 당시 "자동차 업계의 반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비관세 장벽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면서 비관세 장벽을 관세 철폐와 연계할 것임을 밝혔었다.

한편 이날 시작된 협상에서 양측은 핵심 쟁점인 상품 양허 분야에서 한·미 FTA와 비교해 개선할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우리 측은 특히 주요 부처의 해당 품목 담당 과장들을 대거 협상단에 포함시켜 EU 측이 한·미 FTA에 비해 불리하다고 느끼는 분야에 대한 산업구조 경쟁력 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김한수 우리 측 대표는 "이번은 기술적 협의를 갖고 최종안으로 가기 위한 감(感)을 잡는 협상"이라며 "상호 수정된 상품양허안을 마련해 5차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