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경제학상 후르비츠.매스킨.마이어슨‥시장실패 최소화하는 모델 제시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레오니트 후르비치(90·미국 미네소타대)와 에릭 매스킨(57·프린스턴 고등연구원),로저 마이어슨(56·시카고대) 교수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기초를 다진 경제학자들이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란 시장의 실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종 경제 제도를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법론이다.

모든 선택을 시장에만 맡겨 놓을 경우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와 역선택 등으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는다.

게임 이론을 통해 이런 현상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반대로 사고한다.

시장 실패가 없다면 경제적 균형이 가질 수 있는 여러 특징들이 어떤 것인지 묻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런 특징과 요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경매를 예로 들어 보자.가장 큰 문제는 입찰자들이 담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정부 입찰 같은 데서도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담합이 이뤄지면 시장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낙찰될 수밖에 없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이런 담합을 처음부터 배제시킬 수 있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려는 노력인 셈이다.

의대 졸업생들이 선호하는 인턴십과 그렇지 못한 인턴십이 있는 경우도 이 이론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놓으면 비효율적으로 배분될 인턴십을 사회적 효용이 극대화되도록 규칙을 설계하는 것이다.

2002년 미국 중서부정치학회에서 마이어슨 교수와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토론한 김재훈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용하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비효율적인 부분의 이유를 밝히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제도나 룰을 만들어주는 것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게임에서 나온 솔루션이 비효율적이고 사회복지를 최대화하지 못한다면 거꾸로 게임 자체를 바꿔서 가장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균형이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경제학 외에 수학,컴퓨터과학,전기학 등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서도 발전해왔다.

특히 각종 선거에서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등 정치학에서 널리 원용돼왔다.

또 △오용 가능성은 작으면서 적용 대상은 최대한 넓힌 보험정책 설계 △공공재의 최적 공급량,최적의 과세 시스템 구축 등에도 폭넓게 응용돼왔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