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삼성전자가 예상과 달리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를 20% 정도 웃도는 탁월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초라한 강보합에 그친 것.

실적 발표 이전에도 주가에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흔적이 전혀 없는데도 어닝 서프라이즈조차 외면받은 이유가 뭘까?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15일 분석 자료에서 가장 큰 원인은 향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지적했다.

비록 3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4분기 이후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3분기 실적 호조세를 압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D램이나 낸드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美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소비둔화 우려가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 기업들은 이익 변동성이 높은데다 그 동안 낙관적인 이익 예측과 이를 하회하는 실적 발표를 반복해 오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경계심을 갖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 연초의 IT 이익 예측 전망이 급격히 무너진 이후 안정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

하지만 그는 4분기 비관적인 이익 전망에 투자자들이 과도한 경계심을 주가에 투영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올들어 IT 기업들의 이익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IT 기업들의 이익 예측 편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이익 전망치에 대한 지나친 불신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면 역발상에 근거한 투자가 현명할 수 있다는게 김 팀장의 판단이다.

그는 "현재의 이익 예측을 벗어난 급격한 이익 악화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현재 IT주들의 주가는 시장 평균을 하회하는 밸류에이션에서 정당성을 보장받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