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종합지수가 사상 최초로 6000선을 돌파하는 등 중국 증시가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수급 악화에 짓눌려 약세를 보이던 국내 주식시장도 15일 중국 증시덕에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의 지수나 개별 종목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과열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식적인 주가 랠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과열이나 버블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며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는만큼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16일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주가 프리미엄이 곧 고평가를 의미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면서 과거 일본 증시와 비교할 때 지금의 중국 증시를 버블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 일본 증시가 고평가됐을 때 세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였던 반면 일본은 60배로 250% 가량의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현재의 중국 증시 프리미엄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상황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중국 증시를 과거 일본과 같은 버블로 보긴 힘들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저금리 기조로 자산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됐지만, 중국의 경우 긴축을 위한 선제 조치로 자산가격이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연구원도 이익 성장률을 감안하면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 2년만에 0.1배에서 1.2배로 껑충 뛰어 올랐지만, 대만이나 남아공, 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PER 기준으로 상하이A 증시의 PER이 이미 30배에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익 성장률은 감안한 PEG(PER/이익 성장률)의 경우 상하이A 증시도 1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많이 오르긴 했지만, 이익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주가가 과열권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를 수도 있단 얘기다.

박 연구원은 "내년 이익 성장률 등을 감안한 중국의 예상 PEG가 러시아나 일본, 브라질 등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는 이익 성장을 감안하면 지금의 PER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성장세가 지속되는한 중국 증시는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잠깐의 숨고르기로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그는 "장기 레이스에도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면서도 막연한 기대감 보다는 밸류에이션과 구체적인 논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