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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ㆍ학습ㆍ응용…전략적 기술의 3大 성공법칙

'연애의 정석'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 마라' '연애본능' '실용연애전서' '여우들이 궁금해 하는 늑대들의 진실' '그 남자를 차버려라'….

요즘 서점에 줄지어 나열돼 있는 실전 연애서의 제목들이다.

제목만큼 내용도 직접적이다.

초보자를 위한 연애 ABC를 논하고 좋은 이성을 알아보는 법, 만나서는 안 되는 이성을 귀띔한다.

밀고 당기는 기술, 효과적으로 싸우는 법 등 각론 부분까지 들어간다.

사랑도 결국에는 '기술'이란 메시지가 담겨있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과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으려는 일본의 부활 앞에서 우리 경제도 '기술'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모색해야 한다.

FTA 타결을 계기로 '기술경영'이 기업들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은 환경변화, 특히 급변하는 기술 환경 변화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차별적 경쟁 우위를 갖는 새로운 기술을 창출해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미쓰비시의 기술을 도입해 포니를 만들던 현대자동차가 2004년 세타엔진을 개발해 NF쏘나타를 생산하고 이 엔진 설계를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에 5,700만 달러의 기술이전료를 받고 판매하는 성과를 올린 것은 기술혁신과 기술응용의 승리였다.

산요의 기술을 들여와 선풍기 조립으로 시작했던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비메모리 제품을 포함한 전체 반도체 분야에서 2위를 달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된 것도 효과적인 기술학습과 기술경영의 산물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증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기술의 획득, 관리, 활용을 다루는 전략적 기술경영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의 기술력 수준이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기술경영은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기업들은 기술경영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과 같은 글로벌기업들이 종업원 교육을 외부에 의뢰할 때 항상 기술경영 과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기술경영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술'이 '규모'를 압도하는 시대에서는 소수의 핵심인력만을 보유한 작은 회사도 충분히 거대한 기업들과 맞붙어 이길 수 있다.

작은 다윗이 거대한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는 힘은 아이디어를 즉각 현실로 옮겨놓는 기동력에 있다.

틈새를 공략할 수 있는 기술로 초기 시장에서 초과 이윤을 보장받고, 이렇게 형성된 자본은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한 건강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이른바 '1등 기술의 순환구조'가 지속되면서 기술전쟁에서는 1등만이 살아남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마다 핵심기술 개발을 최상의 과제로 설정하고 거액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볼 컨트롤이라고 한다.

아무리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가진 투수라고 해도 가운데로 몰리는 직구만으로는 상대를 잡아내기 어렵다.

때론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나는 볼도,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도 적당히 섞어 줘야 타자의 방망이가 따라오는 법.

경영도 마찬가지다.

뭔가 될 듯 하면서도 좀처럼 내 맘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소비자와 시장.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의 긴장감 속에서 결국 소비자를 잡아내는 나만의 기술ㆍ서비스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