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출범…CNBC에 도전장

피오리나 등 스타급 진영 구축…3년간 3억弗 투자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의 자회사 폭스뉴스가 15일 경제 전문 채널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를 출범하며 미국 경제 방송계의 선두주자인 CNB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월스트리저널 발행사인 다우존스를 인수한 머독은 이날 FBN의 첫 방송을 내보내며 미국의 경제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좀 더 구체화했다. FBN은 일단 CNBC의 약 3분의 1 수준인 3000만 시청 가구를 확보해 회사의 기반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FBN은 또 이른바 월스트리트가 아닌 '메인스트리트 뉴스'(평범한 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뉴스)로 차별화를 시도,CNBC의 아성에 도전할 예정이다.

FBN은 이를 위해 폭스뉴스의 인기 앵커 출신인 레베카 고메스와 데이건 맥도월 등을 영입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도 FBN에 합류,이미 스타급 진영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머독이 다우존스를 인수한 것도 경제 방송 시장을 노린 사전 포석의 일환이었다"며 "머독이 폭스뉴스 채널을 통해 CNN의 아성을 잠식한 전력도 갖고 있는 만큼 CNBC와도 치열한 싸움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머독이 향후 3년간 FBN에 3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엄청난 물량 공세를 퍼부을 것이라며 11년 전 폭스뉴스 채널을 출범했을 때는 조롱의 대상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FBN이 2011년께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1억8500만달러 정도의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다우존스가 마켓워치와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에 CNBC 광고를 싣기로 했던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머독의 손아귀에 들어간 다우존스가 CNBC와 유지하고 있는 오랜 계약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CNBC 경영진이 다우존스의 일방적인 광고 게재 취소 결정에 놀라움과 함께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이를 통해 앞으로 FBN과 벌일 치열한 경쟁을 실감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며 "머독이 이날 출범시킨 FBN은 공격적으로 시장 잠식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